“더 위대한 미래 모색”… 세계 과학기술인 1000여 명 한자리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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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총 50주년 ‘세계과학기술인대회’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과학기술인들의 연구 환경 조성과 학술 교류 강화를 위해 ‘과학기술인 복지 콤플렉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1월 한국과학기술회관 내 건립 부지에서 열린 기공식.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제공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과학기술인들의 연구 환경 조성과 학술 교류 강화를 위해 ‘과학기술인 복지 콤플렉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1월 한국과학기술회관 내 건립 부지에서 열린 기공식.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제공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명시할 과학기술진흥법 제정, 과학기술인 처우 개선, 과학기술회관 건립, 그리고 과학기술 전담 부처 설치.

50년 전인 1966년 9월 24일 국내 과학기술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는 설립과 동시에 이 같은 네 가지 사항을 건의했다. 당시에는 과학기술로 국가를 일으키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했고, 이 내용은 모두 받아들여졌다. 1967년 과학기술진흥법이 제정돼 공포됐고, 4월 21일에는 과학기술처가 발족하면서 이날이 ‘과학의 날’로 제정됐다. 1976년에는 과학기술회관도 지어졌다.

1990년에는 ‘남북민간과학기술교류추진협의회’를 결성해 남북 민간 과학기술 교류의 물꼬를 트면서 단절돼 있던 남북 관계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담당했다. 2006년과 2007년에는 2년 연속 남북 공동으로 평양에서 ‘민족과학기술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최근에는 국제화를 키워드로 삼아 과학기술계의 든든한 지원군으로 활약하고 있다. 2011년부터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과학자들에게 ‘올해의 해외과학기술인상’을 수여하는 등 해외의 우수한 한인 과학자들을 아우르는 단체로 거듭나고 있다.

16대 과총 회장을 지낸 이기준 과총 명예회장은 “과총은 과학기술회관을 건립하면서 당시 국내 학회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둥지 역할을 해줬다”며 “앞으로 과총은 국내 학회들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돕고, 젊은 리더를 양성하는 데 힘을 보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총은 ‘과학기술을 통한 더 위대한 미래’를 주제로 13,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50주년 기념식과 학술포럼인 ‘세계과학기술인대회(WCSE)’를 개최한다. 18개국 재외한인과학기술자협회 회장단이 한자리에 모이며, 국내외 과학기술인 10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장갑수 캐나다한인과학기술자협회장(서스캐처원대 교수)은 “50년간 치열하게 성장해온 한국 과학계의 저력이 놀랍기만 하다”며 “세계과학기술인대회는 한국과 세계 과학계가 서로의 역할과 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중요한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과학기술인대회는 과학기술인이 과학을 둘러싼 사회, 경제 등 다양한 분야를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한국 과학자로서는 최초로 2013년 미국의 ‘과학·공학 명예의 전당’에 오른 이성규 오하이오대 석좌교수가 기조강연자로 나선다.

이 석좌교수는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지난 50년간 국내 과학기술은 실로 눈부시게 발전했다”며 “과학계의 부단한 노력과 국민의 높은 학구열이 합쳐져 이런 급속한 발전을 이뤄냈다”는 소회를 밝혔다.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발견을 주도한 롤프디터 호이어 전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소장은 14년 동안 100억 달러(약 11조5400억 원)가 투입된 거대강입자가속기(LHC)를 이용해 1000여 명의 과학자들이 힉스 발견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매진하도록 만든 인물이다. 호이어 전 소장은 가속기와 같은 거대과학 연구를 통해 얻은 기술이 산업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해 왔으며, 이번 대회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피력할 계획이다. 실제로 LHC에 사용된 초전도체와 극저온 기술, 전자기 기술이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단층촬영(PET) 장치 등 의료기기 개발에 활용됐다.

엄정욱 과총 정책연구실장은 “기후 문제 등 여러 나라가 협력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늘어나는 등 과학기술 연구에서는 국경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이번 대회가 이런 고민을 공유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
#세계과학기술인대회#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학기술인 복지 콤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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