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 살인’ 피의자, 15년전에도 60대女 살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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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프로파일러 투입 동기 분석… “갈 곳도 도망다닐 돈도 없어 자수”

오랜 수형 생활도 그의 범죄 본능을 막지 못했다. 29일 서울 수락산에서 60대 여성 등산객을 살해한 김모 씨(61)가 15년 전에도 60대 여성을 살해한 것으로 확인됐다. 흉기를 미리 준비하고 피해 여성을 살해한 뒤 금품을 훔치려 한 것까지 똑같았다.

김 씨는 15년 전 경북 청도군에 사는 B 씨(당시 64세)를 죽였다. 당시 서울 노원구의 한 사회복지관에서 공공근로자로 일하던 김 씨는 과거 자신이 살던 청도의 한 마을에서 부자로 소문난 B 씨가 남편과 사별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2001년 1월 노원구 상계동의 재래시장에서 흉기를 미리 구입한 뒤 청도로 내려갔다. B 씨 집에 몰래 들어간 뒤 다짜고짜 흉기로 목 등을 수차례 찔러 살해한 뒤 장롱 서랍을 뒤져 2만 원을 훔쳐 달아났다.

15년을 복역하고 올해 1월 출소한 뒤 노숙 생활을 하던 김 씨는 16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으로 향했다. 그는 이날 오후 1시경 과거 흉기를 구입했던 그 재래시장에서 비슷한 크기의 과도를 구입했다. 김 씨는 29일 오전 5시 20분경 혼자 산에 오른 주부 A 씨(64)를 보자마자 뒤따라가 흉기로 목 등을 찔러 살해했다. 금품을 찾기 위해 주머니를 뒤졌지만 열쇠밖에 없어 그냥 도망쳤다.

범행 직후 산에서 내려온 김 씨는 오전 5시 36분경 상계동의 한 주택가 쓰레기 더미에 흉기를 버리고 오후 6시 30분경 노원경찰서를 찾아가 자수했다. 그는 “갈 데도 없고 도망 다닐 돈도 없어 자수했다”고 진술했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김 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30일 밝혔다. 김 씨의 점퍼와 흉기에서 나온 혈흔의 유전자(DNA)를 분석한 결과 숨진 A 씨의 DNA가 검출돼 혐의가 입증됐다.

한편 경찰은 범행 동기와 범행 이전 행적에 대한 김 씨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 범죄행동분석관을 투입해 신빙성을 가려낼 예정이다. 김 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배가 고팠다” “산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을 죽여야겠다고 생각했다” 등 앞뒤가 맞지 않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
#수락산살인#프로파일러#여성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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