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안전자산 찾아 밀려드는 뭉칫돈… 채권형펀드 ‘함박웃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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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채권형펀드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판매한 외화표시채권(KP)펀드 덕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판매 첫날에만 700억 원을 끌어모았기 때문이다. 국내 공기업과 은행 같은 최우량 회사들이 발행한 달러 채권을 주로 다루는 ‘미래에셋우량KP 펀드’는 예약 판매부터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안전한 투자처인 채권형펀드의 인기가 치솟는 상황에서 일반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KP를 공모형 펀드로 내놓은 판단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국내외 채권형펀드뿐 아니라 KP펀드 등 다양한 형태의 채권 관련 상품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채권형펀드 순자산 98조2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

올 들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채권형펀드가 증시 주변 유동성을 빨아들이고 있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초부터 5월 13일까지 채권형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모두 12조387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국내 채권형펀드로 들어온 자금은 5월 들어서만 7조8억 원에 이를 정도로 국내 채권형펀드의 인기가 높다. 채권형펀드로 들어오는 증시 대기 자금이 급격히 늘면서 국내외를 포함한 채권형펀드의 순자산은 98조2229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이민홍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부 차장은 “금리보다 높은 곳을 찾아 이동하는 자금과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유동자금이 채권형펀드로 흘러들어오고 있다”며 “주가 상승 탄력이 떨어지자 주식형에서 자금을 빼 채권형펀드로 갈아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같은 기간 주식형펀드에서는 자금이 썰물 빠지듯 흘러나갔다. 지난해 말 75조1867억 원 규모였던 주식형펀드에서 올해 빠져나간 금액은 4조58억 원이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3조3218억 원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이탈된 금액이다. 지난달 코스피가 2,200 선을 돌파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 나오며 주식형펀드 순자산이 계속해서 쪼그라들고 있다. 그러나 주식형펀드 가운데서도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비과세 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 판매에 힘입어 해외 주식형펀드 설정 규모는 늘어났다. 해외 주식형펀드 설정 규모는 이달 13일 현재 14조5073억 원으로 비과세 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 판매 전인 2월 말보다 9174억 원 늘었다.

보수적·안정형 투자자에게 적절


투자자들이 채권형펀드에 투자하는 목적은 정기예금보다 2∼3%포인트 높은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다. 국내 대표 장기 채권형 펀드로 꼽히는 NH-아문디의 국채10년 인덱스펀드의 경우 연간 수익률이 7.37% 정도 된다. 중기와 단기 대표 상품 중 하나인 교보악사 투머로 장기우량 펀드와 동양 하이플러스 채권펀드는 각각 연간 3.46%와 2.33%의 수익률을 보였다. 장기로 갈수록 수익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에게 더 적절하다는 설명이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ISA나 혼합형 상품을 구성할 때 어느 정도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 채권형 펀드를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킨다.

채권형펀드에서 손실을 보는 경우는 드물지만 금리가 갑자기 오르면 채권의 가치가 떨어져 일부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또 현재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에는 한국형 양적 완화 기대감 등이 이미 반영되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이 현재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견해도 많다.

서준혁 신한금융투자 투자자산전략부 팀장은 “5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준금리가 최소 1번은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채권형펀드의 인기가 높았다”며 “시중에 선보인 채권 관련 상품들에 이미 이 같은 기대감이 반영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만약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린다면 금리인하 가능성이 이미 반영된 채권형 상품들의 수익률이 현재보다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 팀장은 “채권형펀드는 수탁액이 사상 최고치에 올라있는 만큼 경계감이 크다”며 “채권형펀드에 투자하려면 단기보다는 장기적인 접근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한정연 기자 pressA@donga.com
#money&life#채권형 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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