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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클라우드의 반쪽짜리 국내 진출

입력 2016-04-27 17:04업데이트 2016-04-2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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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국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 발을 내딛었다. 알리바바는 SK C&C, 뱅크웨어글로벌 등과 파트너 계약을 맺고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알리바바 클라우드(알리윤)' 관련 영업을 시작했다고 27일 밝혔다.

알리바바 클라우드 (사진=알리바바 홈페이지)


알리바바 클라우드?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아마존 'AWS'와 동일한 서비스다. 기업은 알리바바의 데이터센터를 임대해 자사의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다. 2009년 연구를 시작해 2011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지난 2015년 11월 중국최대의 쇼핑기간 '광준제'때 알리바바에 몰려든 7억 1,000만 건의 주문을 단 한건의 손실없이 모두 정상 처리함으로써 그 안정성을 입증받았다.

알리바바 클라우드가 내세우는 강점은 '안정적인 중국내 서비스'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총 9군데의 리전(복수의 데이터센터를 갖춘 클라우드 서비스 거점)을 운영 중인데, 이 가운데 6개가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중국 내 주요 도시에 위치해있다. 각각의 리전은 중국 3대 이동통신사의 회선으로 완벽하게 연결되어 있어, 중국에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최고의 반응속도(Latency)를 보장한다. 중국내 데이터센터를 이용하는 만큼 서비스나 콘텐츠가 중국의 인터넷 방화벽 '만리장성(Great Fire Wall)'에 걸러지는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 중국내 서비스를 원하는 국내 IT 기업이 눈독 들일 만한 부분. 참고로 남은 3개의 리전은 싱가포르와 미국에 위치해 있다.

저렴한 가격과 강력한 자체 인프라도 주목할 만하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타 퍼블릭 클라우드 대비 10~30% 저렴한 가격에 인프라를 제공한다.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가 저렴한 가격에 있음을 감안하면 높은 경쟁력을 갖춘 셈. 게다가 알리바바가 자체 구축한 플랫폼 아키텍처 '아프사라스'는 100TB의 데이터를 377초만에 처리해 타 퍼블릭 클라우드의 플랫폼 아키텍처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2015 소트 벤치마크 기준). 기업이 낮은 가격으로 한층 빠른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대표적인 서비스로 알리바바(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알리페이(알리바바의 글로벌 핀테크 서비스), CCTV5(중국 최대의 스포츠 중계 채널) 등을 들 수 있다.

알리바바는 (아마존처럼) 클라우드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향후 10억 달러를 클라우드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중국과 미국 위주로 구성된 리전도 일본, 중동, 유럽 등 전세계로 확대할 계획이다.

ICP 비안과 알리페이로 중국 진출 돕는다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국내 파트너인 뱅크웨어글로벌은 알리바바 클라우드를 국내 개발사들에게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클라우드 링크'라는 지원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뱅크웨어글로벌은 국내의 핀테크 기업으로, 인터넷 전문은행 K뱅크 컨소시엄의 주주 가운데 한 명이다. 중국내 다양한 인터넷 은행 구축 사업에 참여해 관련 경험을 쌓았고, 앤트파이낸셜(알리페이를 서비스 중인 알리바바의 자회사)로부터 그 가능성을 인정받고 투자를 유치했다.

뱅크웨어글로벌은 먼저 중국어로 되어 있는 알리바바 클라우드를 국내 개발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국어로 번역했다. 서비스 제공 도중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자체 지원 인력도 대규모로 편성했다. 이 인력은 국내 개발자들과 알리바바 기술자 간의 소통을 돕고, 간단한 문제는 직접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

뱅크웨어글로벌이 내세운 가장 큰 지원 서비스는 'ICP 라이선스(ICP 비안)' 등록 대행과 알리페이 결제 시스템 연동이다. ICP 비안이란 중국 내에서 인터넷으로 유형의 자산을 판매하기 위해 받아야 하는 허가증이다. 예를 들어 중국내에서 쇼핑몰 사업을 하고 싶다면 ICP 비안을 반드시 발급받아야 한다. 지금도 이 ICP 비안 등록을 대신 해주는 업체가 있기는 하지만, 우회 등록 등 편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반면 뱅크웨어글로벌은 알리바바와 협력해 ICP 비안을 정식 발급받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설사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 뱅크웨어글로벌측의 설명이다.

또, 알리페이 결제 시스템 연동에 관한 지원을 기업에게 제공해 기업이 자사의 서비스에 알리페이 결제 시스템을 손쉽게 접목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은련카드(유니온페이)와 알리페이 결제만 지원해도 중국에서 인터넷 사업을 진행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는 게 세간의 평가다. 뱅크웨어글로벌의 지원을 통해 두 가지 결제 시스템 중 하나를 확보할 수 있으니 그만큼 기업은 결제 시스템 구축에 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규제 때문에 아직은 반쪽짜리 서비스

알리바바 클라우드가 파트너들과 함께 국내에 진출함으로써 국내 IT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이 한층 쉬워질까? 업계 관계자들은 반쪽짜리 진출이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쇼핑몰 등 유형의 자산을 판매하는 업체는 진출이 한층 쉬워지겠지만, 게임, 앱, 인터넷 서비스 등 무형의 자산을 판매 또는 서비스하는 업체는 지금과 다를게 없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무형의 자산을 판매하거나 서비스하려면 'ICP 경영허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이 ICP 경영허가는 중국 기업 또는 중국 기업과의 합자 회사가 아니면 발급받기 매우 어렵다.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많은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가 중국에 제대로 진출하지 못하는 이유도 이 ICP 경영허가 탓이다.

때문에 많은 국내 IT, 게임 개발사가 중국 기업을 통해 서비스를 배포하거나, 합자 회사를 설립하고 있다. 중국어 로컬라이징과 서비스 호스팅 역시 협력 중인 중국 기업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결국 국내 개발사가 아니라 협력 중인 중국 기업이 알리바바 클라우드를 이용할지에 관한 선택권을 쥐고 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와 뱅크웨어글로벌이 진정 국내 IT 기업의 중국 진출 통로가 되고 싶다면 국내 기업이 ICP 경영허가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ICP 경영허가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중국 진출을 노리는 쇼핑몰 업체 정도만이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뱅크웨어글로벌의 지원도 유형의 자산을 판매하는 쇼핑몰 업체 위주로 짜여 있다. 국내 쇼핑몰 업체의 중국 진출을 놓고 알리바바클라우드, 뱅크웨어글로벌 연합과 쇼핑몰 제작, 호스팅 서비스를 제공 중인 카페24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동아닷컴 IT전문 강일용 기자 z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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