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글로벌브랜드 이미지, ‘이름’ 아닌 ‘메시지’서 나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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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대기업들이 짓는 아파트 단지 이름에서 한국어를 찾아보기 힘들다. SK와 CJ, LG 등의 기업은 아예 회사 이름을 영문으로 바꿨다. 해외에서 온 것 같은, 혹은 전 세계적으로 통할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글로벌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사회 전반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브랜드라는 인식은 일반적으로 제품의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 후광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래서 많은 기업이 자사의 브랜드를 외국 느낌이 나도록 바꾸고 있다.

그런데 브랜드 이름만 바꾸면 소비자들이 글로벌 브랜드라고 생각해줄까? 더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까? 벨기에 안트베르펜대 연구진이 이 방법을 연구했다. 이들은 초콜릿과 컴퓨터 두 가지 품목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즉, 한 번은 이들 제품을 글로벌하게 보이는 브랜드 이름과 로고, 광고 문구, 광고 모델 등으로 꾸며놓고, 다른 한 번은 네덜란드의 지역색이 느껴지는 브랜드 이름과 로고, 광고 문구, 광고 모델 등을 사용했다. 이를 200명의 네덜란드 사람에게 보여주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실험 결과, 사람들이 어떤 브랜드를 글로벌 브랜드라고 인식하는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광고 문구와 슬로건이었다. 그 다음은 광고 모델이었다.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브랜드의 이름과 로고는 영향을 작게 미쳤다. 특히 이미 글로벌 문화에 익숙한 소비자일수록, 또 초콜릿처럼 깊게 생각하지 않고 구매하는 제품일수록 브랜드의 이름에서 ‘글로벌’한 느낌이 나는지 아닌지는 선호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 연구는 글로벌 브랜드로서 인식되기 위해 브랜드 이름이나 로고를 무조건 영문으로 바꾸기보다는 ‘우리 제품은 세계를 무대로 한다’는 메시지를 주는 광고 문구가 더 효과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 자신이 판매하려는 제품 혹은 서비스의 특성과 소비자의 문화적 성향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글로벌 브랜드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홍진환 수원대 경영학과 교수 jinhongs@naver.com
#글로벌브랜드#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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