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청년들이 해외에서 취업한다면 가장 선호하는 나라가 미국이라는 조사 결과가 최근 나왔다. 취업난으로 지친 한국 청년들이 ‘그냥 미국으로 가면 되지’ 하고 쉽게 생각하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 현실은 그리 만만치만은 않다.
한국인이 미국에서 취업할 때 겪는 어려움은 크게 3가지 정도로 이를 사전에 준비하면 취업의 기회를 더 넓힐 수 있다.

첫째, 언어 장벽이다. 매년 미국에 취업하는 외국인의 70%가 인도 출신인 것도 그들의 영어 능력 때문이다. 현지 기업에 취직한 한국인을 만나 보면 처음에는 미국의 조직문화에 적응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한다. 미국 기업에 취업하면 미국인 동료들과 필히 업무를 하고 사교를 해야 하니 어느 정도의 영어 능력은 필수다.
둘째, 실력이다. 세계 인재들이 운집하는 미국에서 도전하려면 그들과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아야 한다. 아니, 더 뛰어난 실력을 갖춰야 한다. 만약 실력이 출중하다면 영어가 조금 떨어져도 괜찮다. 실력과 언어 능력은 상호 보완적이다.
마지막으로 취업비자 문제를 들 수 있다. 지난해 기준 미국이 발급한 전문직 취업비자(H1B) 취득자 중 한국인 비중은 1% 내외에 불과하다. 인도가 70%, 중국이 9% 이상을 가져간다. 한국계 기업들도 비자 취득의 어려움 때문에 한국인 고용을 주저한다.
비자 문제의 경우 순수 미국 기업으로 눈을 돌리면 해결책은 있다. 미국 기업들은 대부분 자체 비자 스폰서 쿼터가 있다. 또 다양한 방법으로 비자 문제를 해결해 원하는 인재를 데려다 쓴다. 업종에 따라 인턴십 비자(J1)로 1년여 써 보고 검증한 후 취업비자로 전환시켜 주는 경우도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미국 기업에 취업이 유리한 분야는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관련 전문직이다.
특히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 대한 수요가 많다. 평균 급여도 11만 달러 수준이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인적 구조의 다양성이 새로운 추세로 자리를 잡다 보니 여성 엔지니어 수요도 높다. 스마트카 등 정보기술(IT)의 옷을 입은 제조업 분야에서도 전자, 기계공학 일자리가 늘고 있다. IT 강국으로서 한국의 이공계 출신은 관심을 가지고 도전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구글, 애플,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기업의 경우 경쟁이 녹록지 않다. 매년 구글이 받는 이력서만 200만 건에 달한다. 지난해 실제 구글에 취업한 수는 약 6000명이다. 3년 전보다 채용 규모가 2000명이나 증가했지만 실제 구글에서 일하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듯 어렵다는 얘기다.
그러나 도전할 때 기회는 생긴다. 로보틱스(Robotics), 가상현실(VR) 등 혁신 산업 분야의 미국 스타트업들은 특출한 해외 인재를 반긴다. 비커리어스라는 인공지능 관련 스타트업은 “우수 한인 인재가 있다면 인터뷰 비용부터 취업비자까지 지원할 의사가 있다”며 적극적이다. 한국계 벤처자금이 투자된 기업일수록 한인들의 취업 기회가 높다. 미국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는 준비된 인재들은 동아일보 청년드림 실리콘밸리캠프가 설치된 KOTRA 실리콘밸리무역관을 접촉하면 된다.
STEM 전공이 아니고, 영어가 다소 부족하다고 미리 포기할 필요는 없다. 뉴욕,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에서는 외식업이 호황이다. 따라서 호텔 조리, 서비스 분야에서 취업 기회가 많고, 또 많은 한국 젊은이가 실제로 일자리를 얻고 있다. 동포들이 많은 지역이어서 금융권에 취업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인을 대상으로 영업 및 서비스를 하는 기업은 한국어 능통자를 찾는다. 간호사도 취업비자를 취득해 진출하기가 용이한 분야이고, 건설장비 기사 등 기술 분야는 예전부터 외국인에게 열려 있는 일자리다.
특히 디자인 분야 전공자라면 미국 취업에 도전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전시박람회, 게임, 애니메이션, 웹디자이너 등 다양한 업종에서 디자이너 수요가 꾸준하다. 해외 학위가 없고, 영어가 다소 모자라도 경험과 전문성이 갖춰져 있다면 상대적으로 취업이 용이하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루커스필름, 픽사에는 한인 디자이너가 꽤 많은데 섬세한 한국인의 감성으로 훌륭히 역할을 하고 있다.
나창엽 KOTRA 실리콘밸리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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