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의 계절… 제주 왕벚나무 세계화 추진한다

임재영기자 입력 2016-04-06 03:00수정 2016-04-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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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묘시설 2016년부터 3년간 대폭 확대… 우수 개체 선발해 대량생산 기반 구축
최대한 널리 보급 원산지 논쟁 종지부
왕벚꽃축제가 열린 제주시 전농로에서 1일 지역주민과 관광객이 왕벚꽃을 즐기고 있다. 제주시 제공
벚꽃의 계절이다. 제주는 물론이고 경남 창원시 진해 등 전국 곳곳에 벚꽃이 활짝 피었다. 바람이 불거나 비라도 내리면 우수수 떨어지면서 또 다른 장관인 ‘꽃비’가 만들어진다. 일본인이 좋아한다는 이유로 벚꽃이 배척받기도 했지만 눈부시게 하얀 꽃이 일품인 ‘왕벚나무(학명 Prunus yedoensis)’는 엄연히 제주 지역이 자생지이다. 이 같은 왕벚나무를 자원화, 세계화하는 움직임이 최근 일기 시작했다.

4일 대구가톨릭대에서 ‘타케의 왕벚나무 통합생태론’에 대한 학술회의가 열렸다. 프랑스 출신 선교사인 에밀 타케 신부(1873∼1952)는 1908년 4월 한라산 북쪽 지역인 해발 600m의 관음사 일대에서 왕벚나무 표본을 처음으로 채집한 인물이다. 이날 회의 행사로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타케 신부의 묘지가 있는 천주교 대구대교구청에 왕벚나무 두 그루를 심었다. 충남 천안시는 국립산림과학원으로부터 왕벚나무를 분양받아 상징수로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성균관대는 그동안 진행한 왕벚나무 연구의 성과를 기리기 위해 6일 왕벚나무를 심는다.

○ 원산지 논쟁 종지부 찍어야

제주 지역이 왕벚나무 자생지로 확인됐지만 일본 측에서는 여전히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동안 조사에서 일본 내 왕벚나무 자생지가 발견되지 않았고, 타케 신부가 채집한 표본이 일본의 가장 유명한 벚꽃인 소메이요시노(染井吉野)와 같은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지만 일본 학자 등은 제주에서 전래됐을 가능성을 인정하는 데 인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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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벚나무 원산지에 대한 논란이 무성했던 1962년 박만규, 부종휴 박사 등이 제주 지역에서 왕벚나무 자생지를 잇달아 발견했다. 1964년 제주시 봉개동,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일대 자생 왕벚나무가 각각 천연기념물 156, 159호로 지정되기에 이른다. 2001년 4월 산림청 임업연구원 조경진 박사팀은 유전자(DNA) 분석을 통해 일본 왕벚나무의 원산지가 한라산임을 밝혀냈고 2014년 11월 성균관대 김승철 교수 연구팀은 왕벚나무의 기원을 밝힌 내용을 국제 학술지인 ‘미국식물학회지’에 실었다. 이 연구팀은 왕벚나무가 제주도 자생 올벚나무와 벚나무, 산벚나무 복합체의 교잡으로 발생한 종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왕벚나무 세계화 추진

제주도, 국립산림과학원, 한국분류학회 등은 타케 신부가 왕벚나무 표본을 처음 채집한 한라산 관음사 주변에서 지난해 ‘어미나무’ 명명식을 가졌다. 왕벚나무 자원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다.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이 어미나무를 이용해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에 제주산 왕벚나무를 보급하기 위한 양묘시설 확대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현재 5000m²에 불과한 양묘시설을 올해부터 3년 동안 3만 m² 규모로 확대해 우수 개체를 선발하는 등 대량생산 기반을 구축한다. 남원읍 한남시험림 일대 25만 m² 면적에 대규모 왕벚나무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도 착수했다.

이 연구소 김찬수 소장은 “여러 연구와 조사를 통해 제주가 왕벚나무 자생지라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는데도 기원을 둘러싼 논쟁과 정치적 해석을 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제주산 왕벚나무를 최대한 널리 보급해야 논란을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왕벚나무 전문가 등은 8일 제주시 제주테크노파크에서 ‘왕벚나무 세계화 어떻게 할 것인가’란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세계화를 위한 가치 발굴, 자생지 보존·관리 및 보급 기반 마련 등을 논의한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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