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이어 130년 역사 도시바까지… 열도의 ‘굴욕’

장원재특파원 입력 2016-03-16 03:00수정 2016-03-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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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메이더, 가전부문 인수 최종조율, 유럽 등서 한국업체와 경쟁 불가피
일본 가전의 대표 브랜드인 도시바가 핵심 사업인 백색가전 부문을 중국 가전회사 메이더(美的)에 매각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 중이다. 매각이 성사되면 대만 훙하이(鴻海)그룹의 샤프 인수에 이어 차이나머니가 일본 기업을 사냥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전자회사 자존심에 큰 상처가 된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15일 도시바가 자회사 도시바 라이프스타일의 지분 대부분을 수백억 엔(수천억 원)에 메이더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측은 현재 매각 금액 및 고용 승계에 대한 세부 협상을 진행 중이다. 백색가전 부문은 도시바 전체 매출의 16%가량을 차지한다.

중국 자본의 일본 대표 가전회사 인수에 일본 열도는 술렁이고 있다.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단 일본 누리꾼들은 “도시바에서 가전이 사라지면 무엇이 남느냐”, “일장기를 단 가전제품이 전멸하는 일만은 없었으면 좋겠다”며 걱정했다.

일본 정부도 면이 서지 않게 됐다.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을 우려해 민관펀드를 활용해 샤프와 도시바의 백색가전 부문을 합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지난달 샤프가 훙하이에 넘어가고 도시바도 뒤따르는 등 차이나머니 위력 앞에 쩔쩔 매는 무력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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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는 130년 역사를 가진 일본의 대표적인 전자 메이커다. 1890년 에디슨의 지도를 받아 일본에서 처음 백열등을 선보였다. 1930∼1931년 일본 최초의 냉장고와 세탁기, 진공청소기 등을 개발하는 등 백색가전의 선구자였다. 이후 반도체, 컴퓨터로 사업 영역을 넓혀 1985년 세계 최초의 노트북 컴퓨터를 선보이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도시바의 전성기를 이끌던 가전부문은 2000년대 이후 한국과 중국 업체에 밀리기 시작했고 2014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에만 2200억 엔(약 2조30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여기에 지난해 대규모 회계부정까지 적발돼 그룹 전체가 풍비박산될 위기에 처하자 눈물을 머금고 그룹의 상징과도 같은 가전부문 매각에 나선 것이다. 도시바는 최근 의료기기 부문을 7000억 엔(약 7조4000억 원)에 캐논에 매각하기로 했으며, 노트북 컴퓨터 사업은 후지쓰, VAIO 등과의 통합을 논의하고 있다.

중국 메이더는 한국에는 낯설지만 하이얼과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가전회사다. 연 매출이 28조 원을 넘는다. ‘Midea’라는 브랜드로 제품을 파는데 최근 영국 시장 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조사에서 지난해 백색가전 부문 점유율(대수 기준) 4.6%로 2위에 올랐다. 에어컨과 세탁기 분야가 특히 강하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샤프#도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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