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는 게임-영화 소재 넘치는 보물창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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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식 前장관 ‘읽기 쉬운…’ 출간

“‘삼국유사’는 한민족 스토리텔링의 보고(寶庫)죠.”

19일 저녁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만난 최광식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63·사진)의 이야기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립중앙박물관장, 문화재청장, 문체부 장관을 차례로 역임한 그는 최근 ‘읽기 쉬운 삼국유사’(고려대 출판문화원)를 발간했다.

“장관 재임 당시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우리만의 원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말을 들었어요. 스토리텔링 소재가 적다는 겁니다. 장관 끝난 뒤 일반 사람들이 접할 수 있는 ‘삼국유사’를 써야겠다고 다짐했죠.”

2013년 2월 퇴임 후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로 돌아간 최 전 장관은 삼국유사 집필에 몰두해 2014년 2000쪽 분량의 ‘삼국유사’(전 3권)를 냈고 이를 쉽게 풀어쓴 ‘읽기 쉬운…’을 최근 펴낸 것.

“오래 삼국유사를 연구하다보니 이런 점도 보이더군요. 보통 고조선 건국과 관련해 단군신화를 이야기하죠. 그런데 단군 왕검은 사람이잖아요. 단군 아버지인 환웅이 신, 즉 천왕입니다. 따라서 신화라는 이름을 붙이려면 단군신화가 아니라 환웅신화라고 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삼국사기는 고구려, 백제, 신라, 고구려의 역사 위주로 기록된 반면 삼국유사는 고조선 건국 등 고대사를 제시할 뿐만 아니라 민족 정서를 다룬 이야기가 많다고 그는 설명했다. “삼국사기는 왕, 귀족 중심으로 기록된 정치사라면 삼국유사는 지배층뿐 아니라 피지배층인 서민 이야기도 들어간 생활사예요. 노비가 득도하는 이야기까지 나오죠. 영화, 소설, 게임 등의 소재가 되는 거대한 ‘아카이브’예요.”

그는 정부가 추진 중인 역사교과서 국정화에는 우려를 표시했다. “역사 왜곡에 대해 중국, 일본에 항의하면 ‘정부 공식 입장이 아니라 일부 저자의 의견’이라고 빠져나갑니다. 역사교과서를 검·인정 제도로 운영하기 때문이죠. 반면 국정교과서가 되면 교과서 내용이 정부 입장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주변국과 분쟁이 벌어질 때 외교적으로 곤란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요.”

그는 향후 “삼국유사 현장을 다니며 일반인에게 삼국유사 강의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삼국유사#읽기 쉬운 삼국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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