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뎅기열, 국내 토착화 시간문제”

이세형기자 입력 2015-11-24 03:00수정 2015-11-24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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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규 국제백신硏뎅기사업단장
“2014년 귀국 감염병 환자의 41% 차지… 겨울 해외여행객 경각심 높여야”
“다가오는 겨울 휴가철을 뎅기열에 대한 위기의식을 높이는 계기로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윤인규 국제백신연구소(IVI) 뎅기백신사업단 단장(48·사진)은 2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동남아 여행이 활성화돼 있지만 이 국가들이 가장 위험한 질병 중 하나로 꼽는 뎅기열에 대한 위기의식은 아직 높지 않은 것 같다”며 “일반인들을 대상으로도 메르스와 에볼라처럼 뎅기열의 위험성을 적극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뎅기열은 동남아, 인도,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감염병으로 모기를 통해 전염된다. 두통, 열, 근육통 등의 증세를 동반하며 전 세계적으로 연간 5000만∼1억 명이 감염된다. 통상 중증 증세를 보이는 50만 명 중 1∼2.5%가 사망한다. 사망자는 적지만 환자 수가 워낙 많아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가장 위험한 감염병 중 하나로 분류하고 있다.

부산에서 태어난 윤 단장은 5세 때 캐나다로 이민을 가 예일대 고생물학과와 뉴욕대 의대를 졸업한 알레르기·면역학 전문의로 미육군의학연구소 바이러스 부서장과 미군 군의관대 교수 등을 지냈다. IVI를 이끌고 있는 제롬 김 사무총장과 함께 보건의료 관련 국제기구의 한국계 고위 인사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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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단장이 뎅기열 연구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건 미군에서 활동하던 2003년 태국 출장에서 우연히 뎅기열 유행 사태를 목격하면서부터다.

그는 “이전까지는 뎅기열에 대해 특별한 관심이 없었지만 현지 병원을 가득 채운 환자들의 고통과 두려움을 지켜보면서 뎅기열의 연구 필요성을 느꼈다”며 “침대가 부족해 증상이 심한 어린이들을 2, 3명씩 같이 눕혀 놓고 치료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윤 단장은 “아직은 한국 내 환자 발생 사례가 없지만 제주도에서 뎅기열을 옮길 수 있는 종류의 모기가 발견됐고, 해외에서 감염된 뒤 귀국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뎅기열의 토착화’는 시간문제”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5년(2010∼2014년)간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가장 많이 걸린 감염병은 뎅기열이다. 지난해에도 해외에서 감염병에 걸린 뒤 귀국한 사람 중 41%(164명)가 뎅기열 감염자였다.

윤 단장은 “뎅기열을 옮기는 모기는 주로 낮에 활동하고, 알도 깨끗한 물에 낳는 등 일반적인 모기와는 다른 습성을 보인다”며 “4가지 바이러스 유형이 있어 한 번 걸렸던 사람도 안심할 수 없고, 백신 개발이 어렵다는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계에서는 일부 글로벌 제약사가 개발한 백신이 조만간 시중에 공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4가지 바이러스 유형에 모두 높은 효과를 보이고 동시에 가격도 저렴한 백신 개발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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