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소포체 형성 원리 규명…난치병 치료 길 열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6일 15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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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인체를 구성하는 세포 소기관인 소포체가 형성되는 원리를 규명하고 유전성 하반신마비 등 난치성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

전영수 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부 교수팀은 소포체의 모양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두 가지 단백질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세포생물학저널’ 3일자에 발표했다.

소포체는 인간과 같은 고등생명체의 세포인 진핵세포의 주요 소기관 중 하나로 단백질과 지질을 합성하고 칼슘을 저장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학계에서는 ‘아틀라스틴’이라는 단백질이 여러 개의 막을 연결하면서 소포체의 그물망 구조를 형성한다고 추정해 왔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다. 2013년에는 소포체에서 다른 세포 소기관으로 물질이 운반되는 원리를 밝힌 학자들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기도 했다.

연구진은 기존 가설과 달리 아틀라스틴 외에 ‘스네어 단백질’이 소포체의 구조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스네어 단백질은 진핵세포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막 융합 과정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진은 효모에서 두 단백질을 생성하는 유전자를 조작하고 소포체에서 막 융합이 일어날 때 빛이 발생하도록 발광유전자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스네어 단백질 없이 아틀라스틴 단백질만으로는 소포체 구조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 반대로 아틀라스틴 단백질이 없으면 소포체들이 만나지 않기 때문에 막 융합이 일어나지 않았다. 아틀라스틴 단백질이 관 모양의 소포체들을 연결 위치에 끌어다 놓으면 스네어 단백질이 소포체를 연결시키는 것이다.

전 교수는 “소포체 구조에 생긴 결함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성 강직성 하반신마비’ 같은 난치성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현재 사람의 세포를 이용해 질병 발생 원리를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최영준 동아사이언스 기자 jxabb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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