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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단독]외부 심사위원 4명중 3명, 노건평-서청원 사면 반대했다

입력 2015-08-22 03:00업데이트 2015-08-2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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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이명박정부 광복절 특사 당시 사면심사위 회의록 확인
“정치적 계산… 형평성 어긋나” 지적
정부, 반대의견에도 원안대로 확정
2010년 광복절 65주년 기념 특별사면을 앞두고 열린 사면심사위원회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와 서청원 의원 등 2493명이 적힌 사면 대상 명단을 받아든 한 외부 심사위원은 “이번 사면은 국민의 호응도 받지 못하고, 결국 사면에 관여한 모든 사람이 비난의 대상이 될 것이다”라고 발언했다. 본보가 21일 법무부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입수한 당시 회의록에 따르면 이 심사위원을 비롯해 외부 심사위원 대다수는 선거사범 2375명이 포함된 이명박 정부의 사면안을 반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정부는 세종증권 매각 비리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1년 9개월여를 복역 중이던 노 씨를 특별사면으로 석방했다. 형기의 3분의 2를 채워야 형 집행면제 대상에 올린다는 일반적인 기준에 맞지 않는 결정이었다. 서 의원은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18대 총선 때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아 수감 중이었지만 남은 형기의 절반을 특별감형 받았다.

법무부 주재로 1시간 50분가량 열린 회의에는 외부 위원 5명 중 4명이 참석했다. 그중 3명이 “정부가 정치적 계산에 따라 원칙을 깬 것”이라며 노 씨와 서 의원 등의 사면에 반대했다. 서 의원이 건강 악화를 이유로 사면되는 데 대해선 오영근(한양대) 김일수 교수(고려대)가 “일반 수형자들은 디스크 수술을 받아도 감형을 못 받는데 형평성과 법질서 확립이라는 가치와 동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외부 심사위원들은 “심사위원회에서 문제가 지적된 것만큼은 분명히 기록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권영건 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국가 최고위층에서 이미 검토한 안을 여기서 (외부 위원들이) 얼마나 거부할 수 있을지 고민된다. 이번 사면은 현 정부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는 외부 심사위원들의 반대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채 원안대로 2493명을 그대로 사면했다. 한 외부 심사위원은 2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심사의 객관성을 높이겠다며 처음으로 법무부와 대검찰청 소속 내부 위원을 1명 줄이고 외부 위원을 과반(5명)으로 늘린 취지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등 경제인 18명이 사면 대상에 포함된 데 대해선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8개월여 전인 2009년 12월 이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원포인트’ 특별사면 심사위원회가 열려 경제인 사면에 대해선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조건희 becom@donga.com·신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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