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어린환자들 영웅 ‘29번 도로의 배트맨’ 숨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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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씨 배트카 점검중 사고 당해

배트맨 복장을 하고 어린이 환자들을 찾아가 격려했던 레니 로빈슨 씨. 구글 캡처
배트맨 복장을 하고 어린이 환자들을 찾아가 격려했던 레니 로빈슨 씨. 구글 캡처
병상에서 고통받는 수백 명의 미국 어린이 환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줬던 ‘29번 도로의 배트맨’이 16일(현지 시간)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메릴랜드 주에 사는 사업가 레니 로빈슨 씨(51)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배트맨 복장으로 검은색 람보르기니를 개조한 ‘배트모빌(Batmobile)’을 탄 채 지역 병원 등을 찾아다니며 어린이 소아암 환자 등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선행을 해온 것으로 미국인들에게 유명한 인물이다.

16일 밤에도 배트카를 몰고 출동했던 로빈슨 씨는 단골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은 뒤 70번 고속도로로 나갔다가 엔진에 문제가 발생하자 갓길에 차를 세우고 점검을 했다. 이때 도요타 캠리 자동차가 배트카 뒤를 들이받았고 로빈슨 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 그의 사망 소식을 인터넷판 머리기사로 전하면서 깊은 조의를 표시했다. 그의 가족들은 “로빈슨은 아픈 아이들을 만나러 가기 전 분장하는 데만 평균 45분을 썼다”며 “그동안 차와 복장, 어린이 환자들에게 준 선물 비용 등으로 수십만 달러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볼티모어 외곽에 살면서 청소 관련 사업으로 돈을 번 로빈슨 씨는 당초 배트맨 영화에 열광하는 아들 브랜던 때문에 배트맨 흉내를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열광하는 것을 보면서 아픈 아이들에게 좋은 치료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배트맨 복장을 입고 병원에 봉사활동을 다니기 시작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로빈슨#배트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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