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꼬마 유령 크니기, ‘책 읽는 법’ 어떻게 터득했지?

김혜진 어린이도서평론가 입력 2015-07-11 03:00수정 2015-07-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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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유령 크니기/벤야민 좀머할더 글, 그림/루시드 폴 옮김/
24쪽·1만 원·토토북
그림책 그림을 반드시 ‘예쁘게’ ‘잘’ 그릴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예쁘다’와 ‘잘 그렸다’란 말만큼 불확실하고 주관적인 기준도 없겠지만요. 이야기를 잘 구현하기 위한 적절한 배치와 과감한 생략, 뚜렷한 형태를 떠올리게 하는 단순함으로 좋은 그림책의 기본을 알려주는 작품이 많이 있습니다. ‘책 읽는 유령 크니기’ 역시 그런 예가 될 수 있겠어요. 그림은 누구라도 붓으로 간단히 그릴 수 있을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단순함에는 독자가 상상할 수 있는 무수히 많은 형태가 담겨 있어요. 장면마다 크니기의 눈동자가 가리키는 쪽을 따라가 보면 리듬도 느껴집니다.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꼬마 유령 크니기는 생일에 고모에게서 책을 선물로 받습니다. 유령도 글은 알아야 하니까요. 그런데 책을 펼쳐 보니 글씨가 하나도 없었어요. 당황하고 짜증도 났지만 크니기는 책 읽기를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도서관에도 가 보고 베개 밑에 넣고 자 보기도 하면서 책과 친해지려 합니다. 하지만 도서관에는 죄다 글씨가 없는 책들뿐이고, 책을 베고 자 보니 이상한 꿈만 꾸게 되지요. 유령 특기인 최면도 걸어 봤자입니다. 책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에 무서운 생각마저 듭니다.

책을 처음 보았던 때를 기억할 수 있을까요? 책 읽기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건 언제쯤이었나요? 이 그림책은 처음 책을 만나 탐색과 고민 끝에 ‘읽는 재미’를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책이 주는 즐거움을 모른다면 어떤 재미나는 책이라도 글씨가 눈에 들어올 리 없겠지요. 막 책 읽기를 시작하는 아이들, 아직 책 읽기의 재미를 모른 채 숙제용 독서만 하고 있는 아이들이 이 그림책을 보았으면 합니다.

아, 크니기요? 결국 책 읽기에 성공합니다. 책 읽는 법도 터득하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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