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 잇 고 ’ 열풍 겨울왕국 이디나 멘젤 방한, 그녀의 꿈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31일 16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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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세계를 ‘렛 잇 고’ 열풍으로 휩쓴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013·국내 개봉 2014년 1월)에서 주인공 엘사의 목소리를 연기하고 ‘렛 잇 고’를 부른 미국 배우 겸 가수 이디나 멘젤(44·Idina Menzel)을 29일 오후 서울 봉은사로의 호텔에서 만났다.

멘젤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30일 오후 올림픽홀에서 연 콘서트에서 그는 ‘디파잉 그래비티’(‘위키드’) ‘노 데이 벗 투데이’(이상 ‘렌트’) ‘올웨이스 스타팅 오버’(‘이프/덴’) ‘투모로’(‘애니’) 같은 뮤지컬 명곡들과 ‘렛 잇 고’, 라디오헤드의 ‘크립’을 특유의 하늘을 찌르듯 청아한 음성과 절창으로 들려줬다.

멘젤은 뮤지컬 ‘렌트’(1996년)로 데뷔해 ‘헤어’ ‘아이다’,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를 거쳐 브로드웨이의 별이 됐고 ‘위키드’의 초록마녀 엘파바 역으로 2004년 토니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커피 잔을 앞에 두고 마주한 멘젤은 “아무런 세트도 없는 딱딱한 스튜디오 안에서 청바지 차림에 민낯으로 엘사 공주를 연기한다는 건 어떤 뮤지컬, 드라마 연기와도 비교할 수 없는 어려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렛 잇 고’ 얘기부터 하자. 스튜디오에서 몇 번이나 불러 완성된 곡인가.

“애니메이션 작업이 진행되면서 노래가 많이 바뀌는 바람에 숱하게 다시 불렀다. 마지막 녹음 때는 음높이가 원래보다 훨씬 더 높아졌다. 더 순수하고 젊은 엘사를 표현하기 위해서. 아주 재밌는 일만은 아니었다. 하하.”

-엘사 역을 어떻게 준비했나.

“‘렛 잇 고’가 연기에 큰 도움을 줬다. 초기 각본에서 엘사는 전형적인 디즈니식 마녀였다. 근데 ‘렛 잇 고’ 가사에 엘사의 복잡한 감정이 잘 담기면서 영화 전체의 연출방향과 이야기 전개까지 바뀌었다. 악역이지만 아름답고 강인한 엘사를 연기하면서 난 그가 정말 사랑스러운 인물이란 걸 깨달아갔고 그 안에서 내 자신을 발견했다.”

-제일 연기하기 어려웠던 장면은?

“격투 장면. 청바지 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아무도 없는 스튜디오 벽을 보며 ‘이얍!’ ‘으윽!’ ‘아앗!’ 비명을 지르는 건 좀 민망한 일이잖나. 실수도 많이 했다. 하하하.”

-완성된 ‘겨울왕국’은 몇 번이나 봤나?

“다섯 살짜리 아들 워커가 싫어해서 거의…. 우리 아들한테 ‘겨울왕국’은 곧 엄마가 (일하러 가서) 자기와 놀아주지 않음을 뜻하니까. 아들은 ‘쿵푸팬더’ 팬이다.”

-제일 좋아하는 디즈니 캐릭터는?

“‘겨울왕국’의 인물들. 두 명의 여성과 자매애, 가족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거나 남성에 의존하지 않는다.”

-‘겨울왕국 2’는 언제 나올까?

“대본 작업 중이다. 빠르면 내년? 2~3년 걸릴 수도 있고. 또 한 번 엘사를 연기할 생각을 하니 벌써 흥분된다.”

-‘렛 잇 고’를 잘 부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비 디퍼런트. 비 유어셀프.”

-고음을 잘 내는 비결은?

“마라톤 선수처럼 연습하는 것. 어느 날 42.195㎞를 완벽히 뛰어내려면 매일 1㎞씩 거르지 않고 뛰어야한다. 노래에도 근육이 필요하다.”

-데뷔 전, 결혼식장 가수로 활동했다고 들었다.

“열여섯부터 스무 살까지 했다. 휘트니 휴스턴부터, 빌리 홀리데이, 아레사 프랭클린, 마돈나까지 하객이 신청하면 뭐든 다 불러야했다. 내게 집중하지 않는 청중 앞에서 노래한 수많은 날들이 날 강하게 했다.”

-꿈은 뭔가.

“세계를 돌며 노래하는 지금, 꿈을 살고 있다.”

임희윤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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