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뮤직룸’에 와 보실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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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클래식 해설하며 연주… 31일 세종문화회관서 이벤트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사진)의 베스트셀러 소설 ‘1Q84’는 야나체크의 관현악 작품 ‘신포니에타’의 도입부와 함께 시작된다. ‘신포니에타’ 1악장은 금관과 팀파니의 앙상블로 연주되는 팡파르다. 교향곡 1악장이 대개 고전적인 소나타 형식임을 생각하면 이례적이다. 소설에서 여주인공 아오마메는 클래식에 문외한임에도 곡의 첫 소절을 들은 순간 누구의 작품이고 언제 작곡되었는지 등 곡에 대한 지식이 떠오른다. 그는 곧 1984년이 아닌 1Q84의 세계로 빠져든다. 야나체크 곡의 독특한 서두를 떠올리게 하는 소설 도입부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속 클래식 음악을 해설과 함께 들려주는 ‘하루키 뮤직룸’이 31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다. 디토 오케스트라(지휘 최수열)와 피아니스트 지용이 연주하며 영화평론가 이동진, 음악평론가 황덕호 씨가 해설을 맡는다.

클래식은 하루키 소설의 감수성을 돋우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장치다.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와의 클래식 대담집 ‘오자와 세이지 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를 펴내기도 했던 그이다. 작가의 최근작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에선 리스트의 피아노곡 ‘순례의 해’가 등장한다. 주인공 다자키 쓰쿠루가 자신을 버렸던 친구들을 다시 만나겠다고 마음먹는 계기가 되는 음악이다. 주인공은 후배가 놓고 간 LP판의 이 곡을 듣고 친구들을 찾기 위한 순례의 길을 떠나게 된다. 이번 공연에선 ‘신포니에타’와 ‘순례의 해’와 함께 베토벤 전원교향곡 1악장도 연주된다. 소설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에 나오는 음악이다. 존 콜트레인 ‘마이 페이버릿 싱스(My Favorite Things)’, 빌 에번스의 ‘왈츠 포 데비(Waltz for Debby)’ 등 하루키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재즈음악도 함께 연주된다. 3만∼8만 원. 1577-5266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무라카미 하루키#1Q84#신포니에타#하루키 뮤직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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