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동아일보] 2015년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 카펫 리포트! 성적표를 받으시오

  • 우먼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0일 20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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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언(過言)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 의외로 쓰임새가 많은 관용적 표현으로, 특히 어떤 사실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때 제격이다. ‘요즘 사람들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트로피의 향방보다 레드 카펫 위의 최종 승자가 누구인지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운다고 해도 절대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할 때 말이다.

어느 시점인가부터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 카펫은 패션계의 총성 없는 전쟁터가 됐다. 배우들의 아름다운 드레스 뒤에는 간단한 몇 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스토리가 숨어 있다. 어떤 패션 하우스는 아카데미 레드 카펫에 사활을 걸고 S/S와 F/W로 나누어 진행하는 컬렉션보다 더 공을 들인다.

레드 카펫을 걷는 배우나 그 배우에게 자신의 드레스를 입히기 위해 상상을 초월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브랜드에게는 단 몇 분 만에 끝나는 워킹이 세상과 전투를 벌이는 느낌일지는 모르겠으나, 보는 이들은 그저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센스 없음에 혀를 차고 베스트?워스트 드레스를 꼽으며 사뭇 신나하게 되는 패션의 올림픽과 같은 아카데미 레드 카펫. 우리도 한번 순위를 매겨 성적표를 발부해보자.

Gwyneth Paltrow A+
Gwyneth Paltrow라 쓰고 Queen이라고 읽는다

이름 기네스 팰트로
출생 연도 1972년
신체 사항 키 175cm, 몸무게 58kg
출생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데뷔작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후크(1991)’에 단역으로 출연
대표작 ‘셰익스피어 인 러브’(1998), ‘세븐’(1995), ‘엠마’(1996), ‘로열 테넌바움’(2001), 아이언맨(2008), 모데카이(2015)
가족 사항 아버지 드라마 감독 겸 제작자 브루스 팰트로, 어머니 배우 블리드 대너, 이혼한 전남편 가수 크리스 마틴과의 사이에 1남 1녀
특이 사항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블로그 GOOP이 오랫동안 여성들 사이에서 큰 인기
아카데미 수상 경력 1999년 ‘셰익스피어 인 러브’로 여우주연상

2015년 레드 카펫 리포트
PROS 아직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시상식 드레스계에서는 나름 이름이 나서 고객 리스트가 꽤 후덜덜한 디자이너 듀오 랄프 & 루소(Ralph & Russo). 파리의 오트쿠튀르 컬렉션에서 빠지지 않고 작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웨딩드레스가 유명세를 타면서 베라왕 못지않은 큰 인기를 누리고 있음. 기네스가 한쪽 어깨에 핑크 로즈가 만개한 듯한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은은한 핑크빛 랄프 & 루소 드레스를 입고 레드 카펫에 등장하자 현장에 있던 모든 이들이 탄성을 질렀다는 후문. 시상자로 참석했지만 그 어떤 수상자보다도 많은 플래시 세례를 받았으며, 각종 매체에서도 올해 아카데미 레드 카펫의 베스트 드레서에 기네스 팰트로의 이름을 올렸다.

CONS 멋진 스타일이었음에는 이견이 없지만, 그녀가 ‘기네스 팰트로’라는 것이 하나의 약점. 모든 것을 가지고 모든 것을 누리며 언제까지나 아름다움을 유지할 것처럼 보이는 그녀에게는 늘 잠재적인 안티 세력이 존재한다. 스타일이 아무리 군계일학이라 한들 인터넷 댓글은 거의 ‘워스트 드레서 저리 가라’ 수준. 당신은 너무 많은 것을 가졌나 봐요, 팰트로.

Jennifer Lopez A
그래미 시상식보다는 아카데미가 내게 더 어울리지

이름 제니퍼 로페즈
출생 연도 1969년
신체 사항 키 164cm, 몸무게 59kg
출생지 미국 뉴욕시 브롱스
데뷔작 영화 ‘마이 리틀 걸(1986)’, 1999년 가수 데뷔
대표작 ‘셀레나’(1997), ‘더 셀’(2000), ‘웨딩플래너’(2001), ‘이너프’(2002), ‘플랜B’ (2008), ‘파커’(2013)
가족 사항 전남편 가수 마크 앤서니와의 사이에 1남 1녀(쌍둥이), 최근까지 우크라이나 출신 댄서와 교제했지만 얼마 전 결별했다는 소문
특이 사항 2010년부터 미국의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의 심사위원으로 출연하면서 다시 큰 인기를 끌게 됐고, 여전한 춤 실력으로 월드 투어를 진행하는 등 배우로서뿐 아니라 가수로서도 전성기 못지않게 왕성히 활동 중 아카데미 수상 경력 아쉽게도 한 번도 아카데미 시상식의 후보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적이…. ㅜㅜ 아카데미 시상식에 단골로 등장하지만 늘 레드 카펫만 밟는 중

2015년 레드 카펫 리포트
PROS 미셸 오바마의 전용 디자이너라 불리는 시카고 출신 ‘엘리 사브(Elie Saab)’의 보석이 수놓인 브론즈 드레스를 입고 레드 카펫에 등장한 제니퍼 로페즈. 자칫 그녀의 피부색에 가려 드레스의 존재감이 묻힐 수도 있었지만 제니퍼 로페즈만의 자신감이라는 필살기가 더해져 드레스도 그녀도 모두 빛났다. 특히 뒤로 길게 아름다운 라인이 떨어져서 많은 사람들이 보석으로 수놓아진 드레스의 앞태만큼이나 뒤태에 감탄했다는 후문.

CONS 전성기 못지않은 몸매를 자랑하며 레드 카펫에 등장했지만, 역시 제니퍼 로페즈 하면 떠올리게 되는 보디 셰이프가 많이 드러나지 않아 기대감을 저버렸다는 의견이 많음. 히프 라인이 부각되지 않은 우아한 드레스가 그녀에게도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지만, 실망감이 컸던 것으로 의견이 모아짐.

Lupita Nyong'o A
새로운 레드 카펫의 강자

이름 루피타 뇽
출생 연도 1983년
신체 사항 키 164cm, 몸무게 50kg
출생 멕시코 멕시코시티
데뷔작 ‘이스트 리버(2008)’
대표작 ‘노예 12년’(2013)
가족 사항 미혼
특이 사항 케냐 출신으로 케냐어인 루오어 이외에 영어 등 4개 국어 구사, 예일대 드라마스쿨 석사 출신, 아버지는 뉴욕대 교수
아카데미 수상 경력 2014년 ‘노예12년’으로 여우조연상

2015년 레드 카펫 리포트
PROS 지난해 그녀가 아카데미 레드 카펫에서 입은 프라다 물빛 드레스는 그녀의 여우조연상 수상만큼이나 화제가 됐다. 그동안 프라다는 레디투웨어는 훌륭하지만 드레스는 그저 그렇다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뇽이 선택한 드레스는 그녀의 건강한 검은 피부와 매치되면서 최고의 시너지를 발휘했다. 이 때문에 그녀가 올해 레드 카펫에서 어떤 드레스를 보여줄 것인지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렸는데, 뇽의 선택은 캘빈클라인 컬렉션의 진주로 아름답게 마무리된 화이트 컬럼 드레스였다. ‘숨이 멈춰질 만큼 아름다운 드레스’라는 표현을 쓴 매체가 있을 정도로 뇽의 드레스는 그녀와 완벽하게 매칭됐는데, 이 역시 작년에 이어 스타일링을 맡은 미카엘라 얼랭저의 숨은 공로.

CONS 작년만큼 센세이션을 일으키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면 안타까운 점. 이른바 화려한 데뷔 이후 두 번째는 몰락한다는 ‘소포모어 징크스’는 분명 극복했지만 퀸으로 등극하기엔 약간 부족했다.

그 외 2015 레드 카펫 비하인드 리포트


Lady GaGa
작년에도 똑같은 코멘트를 썼지만, 레이디 가가는 이제 더 이상 패셔니 스타라고 불리기 힘든 ‘폭망’ 상태. 특히 올해는 결혼 이후 안정된 이미지를 선보이려고 노력 중이긴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눈물겹게 느껴질 정도. 이번 레드 카펫에서도 아제딘 알라이아라는 브랜드로 초강수를 두었지만 이도 저도 아닌 답답한 결과. 특히 그녀가 드레스와 함께 착용한 롱 글러브에 각종 미디어들의 독설이 폭주하면서 결국 여태까지 의 레이디 가가 패션은 화제성이 다였다는 참혹한 평가까지 받는 지경에 이르고 있음. 다시 그녀가 부활할 방법은 없는 것인가.

Scarlett Johansson
그린 드레스는 늘 레드 카펫 위에서 돋보이게 마련. 그도 그럴 것이 레드와 그린은 보색이기에 더욱 눈에 띈다. 레드 카펫 역사상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자되는 니콜 키드먼의 디올 드레스도 압생트 그린이라는, 쑥색에 가까운 그린이었지 않았나. 그 바통을 이어받고 싶기라도 했는지, 얼마 전 출산을 하고 예전 못지 않은 퍼펙트 보디로 돌아와 사람들의 입이 쩍 벌어지게 한 스칼렛 요한슨은 몸매가 드러나는 쑥색의 베르사체 드레스를 입고 레드 카펫 위에 등장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 그 자체. 드레스가 아름답지 않았던건 아니나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바로 에메랄드가 촘촘하게 박힌 초크 형태의 목걸이 때문이었다. 거의 모든 미디어가 그녀의 드레스보다 총알도 뚫지 못할 것 같아 보이는 거추장스러운 목걸이에 악평을 쏟아냈다. 고대 이집트 유물 같은 에메랄드 목걸이를 꼭 해야 했을까?

Nicole Kidman
바로 위에서 이야기했듯, 니콜 키드먼은 아카데미 레드 카펫의 여신이자 살아 있는 전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 늘 최고로 멋진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를 감동시켰던 그녀가 이번에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상한 스타일로 레드 카펫에 나타나 역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아니 걱정하게 만들었다. 어떤 매체도 크게 소리내 말하지는 못하지만, 최근 들어 그녀가 보톡스에 심취한 것인지 얼굴이 부자연스러울 때가 많다는 걱정의 목소리도 들린다. 이번엔 얼굴만의 문제가 아니라 드레스의 선택도 그렇고, 그 드레스에 뜬금없는 빨간색 벨트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새롭게 루이비통 디자이너로 발탁된 니콜라 게스키에르의 드레스로 레드 카펫을 밟았으나 결과는 처참했다. 다음 루이비통 캠페인의 뮤즈로 발탁됐다는 소문도 들리던데, 괜찮으려나.
Joel Kimbeck
뉴욕에서 활동하는 광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젤리나 졸리, 기네스 팰트로, 줄리아 로버츠, 아만다 사이프리드, 미란다 커 등 세기의 뮤즈들과 함께 작업해왔다. 현재 ‘퍼투’를 이끌며 패션 광고를 만들고 있다. ‘레드 카펫’을 번역하고 ‘패션 뮤즈’를 펴냈으며 한국과 일본의 미디어에 칼럼을 기고한다.

글 · 조엘 킴벡 | 사진 · 뉴시스 A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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