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메드] “5분이 조루라고? 평균시간일 뿐!” 사정조절장애의 이모저모

  • 입력 2015년 2월 11일 09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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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만에 사정하는 남자, 1시간을 해도 사정 못 하는 남자
사정조절장애, 조루와 지루에 대한 이모저모

일반적으로 조루는 사정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이 너무 빠른 것이고, 지루는 반대로 사정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이 과도하게 늦어지는 것을 뜻한다. 남자와 여자가 함께 궁금해할 만한 조루와 지루에 관한 일화와 치료법 등을 을지병원 비뇨기과 조희주 교수에게 들었다.

EDITOR 임종현 INTERVIEW 을지병원 비뇨기과 조희주 교수


지루와 조루의 기준은?

대부분의 성인이 조루와 지루에 대해 막연하게는 알고 있다. 하지만 조루와 지루에 대해 정확한 기준을 아는 이는 거의 없다.

조루의 경우 ‘남성이 성교 횟수의 50%에서 파트너를 오르가즘에 도달시키지 못하는 경우’, ‘자신이나 파트너가 원하기 전 사정이 되는 경우’, ‘삽입 후 2분 이내 사정하는 경우’, ‘15회 이내의 피스톤 운동 중에 사정’ 등 다양한 기준이 주장되었지만, 주관적인 면이 큰 질환의 특성상 확실한 정의는 아직 없다.

지루 역시 ‘자위행위를 통한 사정은 가능하지만, 질 내 사정은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로 정의하고 있으나 시간적인 기준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남성의 성기능은 생식 기능으로서뿐만 아니라 남녀관계, 남성의 심리 등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조루와 지루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심리적 요인과 신체적 요인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CASE1. Premature Ejaculation 조루

20대 초반의 남성인 A 씨는 군대를 제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여자친구를 사귀었다. 성관계의 경험이 많지 않았던 A 씨는 질 내 삽입 시간이 채 1분이 되지 않았고, 이후에도 여자친구와의 성관계 시마다 조루증상이 나타났다. 이러한 증상이 반복되자 A 씨는 여자친구와의 관계에 대한 불안감으로 병원을 찾게 되었다.

토끼에게도 자존심은 있다! ‘조루’

A 씨와 같은 고민을 가진 남성이 적지 않다. 조루증은 남성의 성기능 이상 중에서 가장 흔한 병으로, 대한남성과학회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 19세 이상 남성에서 27.5%가 스스로를 조루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지루보다는 조루증상을 가진 남성들이 훨씬 더 많다.

그러나 조루라는 질환에 대한 수치심이나 비뇨기과에 대한 거부감 등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는 많지 않다. 원인으로는 주로 정신적 원인에 의한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최근엔 신체적 원인에 의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3분 조루에 관한 여자들의 생각은?

지난 2013년 12월, JTBC의 예능프로 <마녀사냥>에서는 3분이면 끝나는 남자친구를 가진 여자의 사연이 방영됐었다. ‘3분 조루에 관한 여자들의 생각’이란 제목으로 유투브 조회수 130만을 돌파한 본 영상은 남성의 사정시간에 대한 여성들의 생각을 보여주는 영상으로 알려져 아직까지도 댓글을 통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남성의 사정시간에 대한 MC의 질문에 응한 여성들의 대답은 “3분이라도 둘이서 좋아서 즐기면 상관없다. 하지만 1분은 시작하자마자 끝나는 건데, 별로다”, “시간이 중요하지는 않지만, 3분은 너무했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여성은 분위기 있게 길게 가기를 원한다. 남성이 3분 만에 여성을 만족시킨다면 좋겠지만, 모든 과정에 30분의 시간은 필요하다” 등의 답변을 했다.


남성이 사정에 이르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통계적으로 대략 5분여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평범하게 5분 후 사정하는 남자들 상당수가 여성을 만족시키지 못했다며 조루를 고민한다. 이는 평균 몸무게의 여성이 자신을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그래서 남성들은 사정을 지연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한다. 사정을 지연시키는 약을 먹기도 하고, 성기를 단련시켜준다는 운동기구를 구매하는 이도 있으며, 일명 ‘칙칙이’로 불리는 사정지연스프레이를 뿌리기도 한다.

더불어 사정을 지연시켜 주는 국소마취제가 들어간 콘돔도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또한, 사정을 지연시키기 위해 섹스 도중에 일부로 진지하거나 슬픈 생각을 하기도 하고, 속으로 애국가를 부르는 웃지 못 할 경험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평범한 사정 시간을 가진 남성들도 그럴진대, 1분을 넘기는 못하는 일명 ‘토끼’들이 느끼는 압박감과 스트레스는 엄청날 수밖에 없다. 조루를 겪는 이들 중의 상당수가 심리적인 위축으로 인해 발기부전 증세를 함께 겪기도 한다.


행동치료와 약물로 호전될 수 있는 ‘조루’

조루는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을지병원 비뇨기과의 조희주 교수는 조루환자의 치료법은 크게 행동치료와 약물치료로 구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선, 행동치료에는 ‘정지-시작법(stop and start method)’과 ‘성감집중 훈련법(sensate focus exercise)’ 등이 있다.

‘정지-시작법’은 환자 스스로 성기를 자극하여 사정하기 직전에 자극을 정지하거나 압박함으로써 사정지연을 시킨 후, 잠시 쉬었다 자극을 반복하는 방법이다.

처음에는 자위행위를 통해 훈련하고 어느 정도 사정지연이 가능해지면 파트너에 의한 성기자극을 시도한다. 이후 질 내 삽입을 통해 성기를 자극하고 사정 직전에 자극 중단과 휴식 후 다시 성기 자극을 반복하며 사정지연을 획득한다.

조희주 교수는 “사정 지연을 획득한 이후, 여성 상위 체위로 여성이 주도하는 성관계를 시도하고 점차 다른 체위로 변경해가는 걸 권한다”며 “조루를 막기 위해 흔히 성행위 시 다른 생각을 통해 사정지연을 유도하려고 하는데, 이보다는 오히려 정신을 집중하여 사정지연 경험을 체득하여 자신감을 키우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성감집중 훈련법’은 직접적 성감대(유방, 성기 등)를 접촉하지 않고, 다른 신체 각 부위를 애무하여 자신의 신체부위의 감작(외부의 자극에 대해 생체가 민감하게 되어 있는 상태)을 숙지하는 1단계 훈련, 성기와 같은 직접적 성감대를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극대화하는 2단계 훈련, 질 내 삽입 후 수초 혹은 수십 초 동안 피스톤 운동을 하지 않고 그대로 있으면서 감각적 체험을 한 후 다른 체위로 변경하는 3단계 훈련으로 구성되어 있다.

약물 요법으로는 SSRIs(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가 가장 대표적인 치료 약물이다. 비교적 과다용량에서도 안전하며 신속한 작용을 나타내며 심혈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기 때문에 1차 치료 약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본 약물은 성관계 4시간 전에 복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여러 연구에서 수분에서 십여 분까지 사정지연 효과를 보고하고 있으나 투약을 중단하였을 때 대다수의 환자에서 조루증이 재발한다는 단점이 있다.

SSRIs의 효과는 분명하지만, 전문의와 예상되는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상담 이후 투약을 결정하여야 한다. 그밖에 국소마취제를 귀두에 도포하거나 이러한 국소마취제가 포함된 젤이 도포된 콘돔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는 본인의 성감이 감소하는 단점이 있으며 국소마취제를 귀두에 직접 도포한 경우에는 질 내 삽입 전 국소마취제를 깨끗하게 제거함으로써 파트너의 성기나 음핵이 마취되어 성감이 감소하는 경우를 피해야 한다.

앞서 열거한 여러 가지 치료 방법이 효과가 없고 귀두가 지나치게 예민하여 생긴 조루증의 경우에는 배부신경차단술을 시도해 볼 수 있다.


CASE2. Delayed Ejaculation 지루

B씨는 30대 후반의 남성으로 충분한 발기력이 있으며 자위를 통한 사정은 가능하지만, 여성과의 성관계 시 30분 이상의 피스톤운동에도 사정이 되지 않아 본인과 파트너 모두 고통받고 있다. 그는 고등학생 때 자위를 시작하였는데 옷과 같은 물질에 귀두를 마찰시키는 방법으로 자위를 해왔고, 이에 익숙해지자 그 외의 성적 자극으로는 사정이 불가능해졌다고 한다.


CASE3. Delayed Ejaculation 지루

C씨는 40대 초반의 남성으로 20대 때부터 유흥업소를 주 5회가량 다니던 남성이었다. 그는 업소에서 제공하는 높은 성적 자극에 익숙해져 비교적 평범한 성행위에는 사정 욕구가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거북이의 섹스는 즐거움보다는 고통에 가깝다! ‘지루’

지루증은 성기능 환자의 4%로 드문 편이며 발생 원인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일반적으로 불안, 우울, 피로, 스트레스, 종교적 신념, 성적인 감각의 집중 결여 등의 정신적인 원인이 있고, 신경인성 질환, 말초신경장애, 요로생식계 질환, 외상 등 기질적인 원인도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루증으로 고민하는 남성들이 많기에 무조건 오래 하는 것을 강한 남성의 상징처럼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지루로 고생하는 이들의 고충은 조루증 남성에 못지않다. 지루증 남성을 파트너로 둔 여성의 고충 역시 마찬가지다.

여성은 관계를 하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질에서 나오는 윤활액이 마르게 되는데, 이후에는 쾌감보다는 통증과 불쾌감이 유발된다. 그리고 남성은 사정을 위한 더 큰 자극을 얻기 위해 상대 여성이 변태적으로 생각할 만한 성행위를 강요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지루증도 조루증과 마찬가지로 남녀 관계가 틀어지는 이유가 된다.

쉽지 않은 지루치료, 원인 파악이 우선

을지병원 비뇨기과 조희주 교수는 “지루증은 조루증에 비해 빈도가 굉장히 낮은 질환이며 치료도 쉽지 않은 게 정설”이라며 “지루증을 유발하는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고 설명한다.

신경장애, 외상, 요로생식기계 질환, 자율신경계 약물 복용 등에 의해 발생하는 기질적인 지루증은 ‘원인 질환’을 치료하며, 불안, 공포, 죄책감 등으로 인한 성적 억제 현상이 있는 경우는 ‘정신치료’를 한다.

부적절한 성적 자극, 성적 감각의 집중결여, 판에 박힌 성행위 등으로 인한 경우는 성관계 전, 질 외에서 성기를 자극하다 사정감을 느낄 때 삽입을 시도하는 행동요법, 파트너와 대화를 통해 자신만의 성적 자극을 실현하는 방법 등을 시도할 수도 있다.

조희주 교수는 “조루와 지루는 적극적인 치료를 받으려는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전문가의 상담과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고, 파트너와의 대화를 통해 적절한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사제공 = 엠미디어(M MEDIA) 라메드 편집부(www.remede.net), 취재 임종현 기자(kss@egih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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