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 살펴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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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란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에 요구하는 사회적 의무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업이 행하는 일련의 활동을 말한다.

스위스 제네바대 필리프 크뤼거 교수는 기업의 CSR 활동이 기업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그는 2001년에서 2007년까지 미국 745개 기업에서 발표한 총 2116개의 CSR 관련 뉴스와 해당 기업 주가를 분석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내용이 발견됐다.

첫째, CSR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가 발표되면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예컨대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뉴스가 발표되면 기업가치가 감소하면서 대략 7500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 기업이 자선이나 기부, 환경보호 등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사회적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주주들이 매우 부정적으로 반응한다는 의미다. CSR가 기업가치와 밀접하게 관련된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둘째, 기업이 직간접적인 이해관계자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CSR 관련 지출을 늘리기도 하는데 이때 CSR와 관련해 긍정적인 뉴스가 발표되면 주가가 상승했다. 셋째, 최고경영자(CEO)가 주주의 이익보다 사익을 위해 CSR에 비용을 지불하면 주가가 하락했다. 즉, 이럴 때 주주들은 심각한 기업가치 훼손에 해당한다고 해석했다.

이 연구 결과는 소위 ‘땅콩 회항’ 사건과 관련해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이 사건은 부정적인 CSR의 전형이다. 실제로 사건 발생 이후 대한항공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이 사건 이후 악화된 민심을 달래고자 대한항공은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해관계자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다. 하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대한항공 주식을 소유한 주주들이 직접적인 재산상 피해를 봤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대한항공은 주주들에게도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할 것이다.

엄찬영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기업#사회적 책임#사회공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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