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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스포츠

[베이스볼 비키니]마이너 거부권, 반드시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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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16 03:00업데이트 2015-01-16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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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파이리츠 입단을 앞둔 강정호. 미국으로 출국한 강정호와 피츠버그의 유니폼을 합성했다.피츠버그 파이리츠 입단을 앞둔 강정호. 미국으로 출국한 강정호와 피츠버그의 유니폼을 합성했다.
강정호(28)가 피츠버그로 떠나면서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다시 인구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이 권리는 무엇이고 얼마나 중요한 걸까요?

메이저리그 계약 체계는 참 어렵고 복잡합니다. 선수도 헷갈릴 정도입니다. ‘더 몬스터’ 류현진(28)도 실수했습니다. 팀 제3선발인 그는 방송에 출연해 “LA 다저스와 계약하면서 (같은 해 계약한 제2선발) 잭 그링키(32)도 받지 못한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받아냈다”고 말했습니다.

정말 다저스에서 그링키보다 류현진을 높게 평가해 그에게만 이 거부권을 준 걸까요? 두 선수가 계약한 2012년 그링키는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으로 8년을 뛴 상태였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5년을 소화하면 누구나 자동으로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생깁니다. 그러니 그링키는 처음부터 계약서에 마이너리그 거부 조항을 넣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 메이저리그 엔트리는 25명? 40명?

언제든 메이저리그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엔트리 수는 25명입니다. 여기에 각 구단은 언제든 메이저리그로 ‘콜업(call up)’할 수 있는 선수 15명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 40명을 합쳐 ‘메이저리그 확장 엔트리(로스터)’라고 부릅니다. 각 팀에서 이 40명만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고 있을 뿐 나머지는 모두 마이너리그 계약 관계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고 있어도 15명은 늘 마이너리그에서 뛰어야 하는 겁니다. 이게 싫다면서 25인 엔트리에 이름을 올려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바로 ‘마이너리그 거부권’입니다. 이 권리가 없으면 구단은 최대 세 차례 ‘마이너리그 옵션’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40인 엔트리에 새로운 선수를 올리려면 기존 선수를 제외해야 합니다. 이때 메이저리그 구단은 한국 언론에서 흔히 ‘지명 양도’라고 번역하는 DFA(designated for assignment)를 거쳐 산하 마이너리그 팀으로 해당 선수 계약을 이관(outright)하기도 합니다.

○ 올해 윤석민은 정말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있을까

윤석민(29)은 이 과정을 통해 신분이 바뀌었습니다. 그는 처음 볼티모어에 입단하면서 40인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었지만 지난해 DFA를 거쳐 ‘메이저리그 전력 외 선수’가 됐습니다. 현재 계약상으로 윤석민은 볼티모어 산하 AAA 팀 노퍽 소속입니다.

만약 볼티모어에서 윤석민을 다시 40인 엔트리에 포함시키면 무조건 25인 엔트리에 이름을 올려야 합니다. 처음 맺은 계약에 따라 올해와 내년은 윤석민에게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구단 마음대로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낼 수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윤석민이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기량을 갖췄다고 100% 확신하기 전까지는 그를 아예 40인 엔트리에 포함시키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도 초대받지 못한 건 이런 까닭입니다.

이렇게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오히려 선수 발목을 잡을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류현진이 2년 동안 한 번도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지 않은 건 계약 조항 때문이 아니라 실력 덕분이었습니다.

강정호도 마찬가지입니다. 피츠버그에서 먼저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주겠다면 사양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이 권리를 고집하느라 계약이 늦어져 운동할 시간을 줄일 이유 역시 전혀 없습니다.

황규인 기자의 베이스볼 비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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