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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재벌총수 관련책, 키워드는 ‘창업주’와 ‘이건희’

입력 2014-11-05 03:00업데이트 2014-11-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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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예스24 누적 판매량 분석해보니…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서적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이 화제다. 사회적 기업의 필요성을 다룬 책을 재벌 총수가 직접 쓴 데다 수감 중인 상황에서 집필해 관심을 모았다. 이 책은 지난달 14일 출간 후 2주 만에 3000부가량 팔렸다.

4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교보문고와 예스24에 의뢰해 재벌 총수(일가 포함) 관련 책의 누적 판매량(2003∼2014년)을 분석한 결과 ‘창업주’와 ‘이건희’라는 두 키워드로 요약됐다. 누적 판매 1∼10위를 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다룬 책이 가장 많았고, 이어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책이 주를 이뤘다(표 참조). 11∼20위도 창업주 관련 책이 대부분이었다.

도서 판매의 전산화가 이루어진 2000년 이전 통계까지 포함할 경우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김우중·1989년)는 150만 부 이상 팔린 것으로 보인다. 출간 후 종합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정주영·1992년)와 ‘이 땅에 태어나서’(정주영·1998년)도 공식 집계보다 훨씬 많이 팔렸다.

재벌 총수 관련 서적을 출간한 A출판사 대표는 “재벌 총수 서적이 인기를 끌었던 시기는 2000년대 초까지”라며 “이후 재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지고 인터넷을 통해 재벌 총수에 대한 정보가 충족되면서 관련 서적 판매량이 줄었다”고 말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나온 재벌 총수 관련 책 중 10만 부를 넘긴 경우는 드물다.

20, 30대 젊은층도 창업주의 책을 찾는다. 김영사 고세규 이사는 “창업주는 가난과 어려움을 딛고 성취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취업난에 시달리는 젊은층에게 여전히 어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출판인 B 씨는 “2세대는 창업주에게선 찾아볼 수 있는 고난 극복 스토리나 성공 신화가 없어 스토리텔링 측면에서 흥미가 떨어진다”며 “다만, 이건희 회장은 2세대지만 삼성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 냈다는 점에서 1세대에 맞먹는 개척 이미지를 갖고 있어 인기 있다”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을 제외하면 누적 판매 30위권에 든 재벌 총수 2, 3세대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정몽구의 도전’) 등 3명뿐이다. 재벌 3세 중에는 2011년 발간된 ‘이부진 스타일’이 상위권에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올 초 택시운전사에게 선행을 베푼 것과 최근 이혼 소송이 세간의 화제를 모으면서 판매량이 늘었다. 살림출판사 이성훈 본부장은 “재벌 1세대에게는 성공 요인을 궁금해하지만 재벌가 자녀에 대해서는 인물 자체에 호기심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벌 3세들은 자서전이 아닌 개인적 관심사를 책으로 펴내기도 한다. 최근 동화책을 출간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재벌 총수가 직접 책을 쓰는 경우는 드물다. 이건희 회장의 경우 저자로 돼 있는 책은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가 유일하다. 1997년 동아일보에 연재한 에세이를 엮은 것으로 현재는 절판됐지만 요즘도 중고서점에서 6500원인 책이 4만 원에 팔리고 있다.

고 이병철 회장의 자서전 ‘호암자전’(1986년) 역시 절판됐지만 삼성에 입사하려는 취업준비생 사이에선 필독서처럼 여겨져 시중에 복사본이 나돌 정도다. 출판사 대표 C 씨는 “기업인 사이에선 ‘호암자전 초판본을 갖고 있으면 사업이 흥한다’는 말이 돌 만큼 행운의 상징으로 여겨져 거래가가 40만 원이 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5월 이 책을 재출간한 나남출판사 고승철 사장은 “재벌 총수가 직접 밝히는 핵심 가치가 녹아있기 때문에 수요가 꽤 된다”고 밝혔다. 비매품으로 그룹 내에서만 읽히던 LG그룹 창업주 고 구인회 회장 자서전의 출간도 추진되고 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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