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SV는 미국 하버드대 마이클 포터 교수가 2011년에 처음 쓴 표현이지만, 그 효시는 1926년에 설립된 유한양행이다. 설립자 유일한 박사는 ‘가장 좋은 상품을 만들어 국가와 동포에게 도움을 주자’는 경영이념을 내세웠다. 그리고 ‘안티푸라민’ 등을 염가에 시판해 기업 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했다.
CSV는 기업의 사회적책임(CSR)과 함께 기업 가치를 높이는 전략 대안이다. 그러나 내용은 다르다. CSR는 기업 활동을 한 후 이익의 일부를 떼어 이웃사랑 활동 등에 지원하는 자선활동이다. 반면 CSV는 이익을 내기 전에 기업경영을 통해 사회에 도움을 주는 활동이다. CSR는 기업이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지출하는 비용이며 규모는 대부분 매출액의 1%가 되지 않는다. CSV는 사업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이므로 규모는 매출액 전체다. CSR는 손실이 나면 중지해야 하지만 CSV는 이익 여부를 판단하기 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손익 여부에 관계없이 진행할 수 있다.
20세기에는 가격과 품질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의 원천이었다. 하지만 가격과 품질이 평준화된 21세기에는 디자인과 이미지, 명성이 경쟁력을 좌우한다. 우리 기업이 명성 면에서 도약한다면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지금 20위권에서 5위권으로 올라갈 것이다.
포터 교수가 직접 수여하는 CSV포터상이 올해 12월 3일 첫 시상식을 가진다. 포터상의 종류는 12가지이며 국내외 기업과 공공기관 가운데 수상자가 결정된다. 이 상을 시발점으로 한국이 CSV 선도국이 되어 국가경쟁력 5위권에 접근하기를 기대한다.
조동성 서울대 경영대 명예교수 안중근의사기념관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