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품종 수박 ‘슈퍼골드’로 2014년 대박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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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기업 & CEO]류경오 아시아종묘 사장

류경오 아시아종묘 사장이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하는 각종 채소 종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도시에서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텃밭을 가꾸는 도시농업에 필요한 제품을 파는 ‘도시농사꾼 백화점’을 운영할 계획이다. 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류경오 아시아종묘 사장이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하는 각종 채소 종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도시에서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텃밭을 가꾸는 도시농업에 필요한 제품을 파는 ‘도시농사꾼 백화점’을 운영할 계획이다. 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내년에 황금수박으로 불리는 골드인골드, 꼭지 부근의 매운맛까지 없앤 새로운 오이맛 고추, 추운 날씨에도 재배할 수 있는 월동 양배추 등의 신품종 종자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류경오 아시아종묘 사장(57)은 서울 송파구 중대로 본사 사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신품종 채소 종자 50여 종을 내놓을 채비를 거의 마쳤다”며 “채소 신품종 개발에 평균 7∼10년이 걸리는데 오랜 육종기간을 거쳐 이제 결과물이 속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종자 개발 전문기업인 아시아종묘는 10년 넘게 육종해 야심 차게 내놓은 신품종 수박 ‘슈퍼골드’, 일명 망고수박으로 올해 대박을 터뜨렸다. 이마트에 종자를 제공해 계약 재배한 슈퍼골드는 9만 개 이상 팔렸다. 슈퍼골드는 일반 수박처럼 호피 무늬이지만 과육은 노랗고 당도가 보통 수박보다 높다. 제2의 슈퍼골드로 내놓을 신품종 수박이 골드인골드다. 노란색 바탕에 갈색 줄무늬가 있는 럭비공 모양으로 과육은 황금색이며 당도는 슈퍼골드 못지 않다.

경기 이천시와 전남 해남군에서 육종연구소를 운영 중인 아시아종묘가 집중 개발하고 있는 분야는 기능성 채소다. 모양과 크기는 김장무와 비슷하지만 과육 색깔이 보라색인 보라킹 무, 잎이 검붉은 색을 띠는 진홍쌈 배추, 자색 풋고추 등이 대표적이다. 보라색 계열 품종은 황산화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안토시아닌 함량이 많은 건강식 채소다. 이에 앞서 보라색 계열 무 신품종 10여 개를 내놓은 바 있다.

채소보다 시장 규모가 6배 이상 큰 곡물 신품종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연구소는 밀과 보리,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연구소는 옥수수, 2011년 벵갈루루에 설립한 인도 법인은 현지 쌀인 인디카(안남미)를 육종하고 있다. 올해 터키 법인을 세우는 데 이어 미국 멕시코 우즈베키스탄 등에도 현지 법인을 설립해 연구개발과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2021년까지 세계 10대 종자 강국을 목표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골든 시드’(금값보다 비싼 종자 개발) 프로젝트의 12개 과제에도 참여하고 있다.

코넥스(벤처·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상장 기업인 아시아종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잎채소인 양배추, 브로콜리 등의 종자와 어린 잎 채소를 미국 중국 인도 등 4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170억 원)의 약 30%인 465만 달러(약 48억 원)를 수출로 벌어들였다. 매년 15개 안팎의 해외 전시회에 참가해 새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다.

건국대 원예학과를 거쳐 대학원에서 채소학을 전공한 류 사장은 서울종묘에서 수출 담당으로 5년간 근무하다 1992년 창업했다. 다국적 종묘회사가 한국법인 대표를 제의했으나 거절했다. 창업 2년 만에 자금이 바닥 나 한때 폐업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친구에게 빌린 돈으로 해외에서 들여와 국내에 소개한 허브가 붐을 일으켜 자금에 숨통이 트였다. 농가를 설득해 내놓은 소포장 쌈채소, 어린 잎 채소, 먹는 꽃 등이 잇달아 히트를 쳐 업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아시아종묘가 내놓은 쌈채소만 200종을 넘는다.

종자수출협회장을 맡고 있는 류 사장은 “2, 3년 뒤 코스닥 시장에 이전 상장할 계획이다”며 “기업공개로 자금이 들어오면 연구시설을 확충하고 최첨단 육종설비를 도입해 글로벌 종묘기업으로 도약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김상철 전문기자 sckim007@donga.com
#슈퍼골드#수박#류경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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