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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연예

시트콤 저문 자리 ‘예능형 드라마’ 두둥실

입력 2014-09-12 03:00업데이트 2014-09-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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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형 드라마 tvN ‘잉여공주’. 우스꽝스러운 자막과 상황극이 드라마 도중 삽입된다. tvN 제공
물약을 마시고 두 다리를 얻어 뭍으로 올라온 인어공주. 입사면접을 망치고 낙담해 술을 진탕 마신 취업준비생과 만난다. 막 두 다리를 얻었으니 당연히 공주의 하반신은 나체다. 모자이크 처리된 채 우스꽝스러운 19금 딱지가 붙은 하반신을 유심히 보던 취업준비생은 결국 공주의 주먹에 나가떨어지고 만다. 최근 방영 중인 tvN 드라마 ‘잉여공주’의 한 장면이다.

드라마 속에 콩트와 이리저리 넘어지는 슬랩스틱, 각종 자막과 효과음 같은 예능 프로 요소를 넣은 ‘예능형 드라마’가 유행이다. SBS는 다음 달부터 농촌을 배경으로 한 주말 드라마 ‘모던파머’를 방영한다. 군대 드라마를 표방했던 ‘푸른거탑’의 김기호 작가가 극본을 썼다. SBS는 소설 ‘할매가 돌아왔다’를 원작으로 한 또 다른 예능형 드라마도 올 하반기에 방영할 예정이다. 예능형 드라마의 원조 격인 tvN은 최근 ‘잉여공주’를 비롯해 ‘아홉수 소년’ ‘황금거탑’ 등을 연달아 방영하고 있다.

시트콤이나 예능 프로의 특징을 살린 드라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종영한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드라마 도중 애니메이션이 나오거나 줄거리와 크게 관계없는 슬랩스틱 장면이 자주 등장하며 화제를 모았다. 시트콤 ‘두근두근 체인지’를 쓴 조진국 작가가 공동 집필했다.

예능형 드라마라는 용어는 2012년 예능 출신 제작진이 만든 ‘응답하라 1997’이 인기를 끌며 사용되기 시작했다. 일반 드라마와 달리 작가와 PD가 긴밀히 협의하는 예능 프로의 공동창작 시스템을 적용했다. 정형진 tvN 콘텐츠 운영담당 국장은 “공동창작을 통해 전통적인 드라마 작법에 갇히는 대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며 “드라마의 감정선은 살리되 등장인물의 성격 묘사에 집중하고 각종 유머 코드를 세밀하게 배치하는 등 기존 시트콤의 요소를 살린 것이 예능형 드라마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예능형 드라마는 저조한 시청률로 TV에서 사실상 자취를 감춘 시트콤의 자리를 대체할 기세다. 김영섭 SBS 드라마 국장은 “예능형 드라마는 시트콤의 장점은 유지하면서 시트콤보다 편수가 적기 때문에 제작비를 낮출 수 있고 출연진 섭외나 PPL(간접광고)에도 유리한 편”이라며 “예능 프로에 익숙한 젊은층이 편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어 예능형 드라마는 계속해서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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