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vs 기계

김지현기자 입력 2014-09-12 03:00수정 2014-09-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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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 3社의 전략은
“스마트워치가 시계라고 생각하세요?”

이영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마케팅팀장(부사장)은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런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삼성전자가 이달 3일(현지 시간) 공개한 스마트워치 신제품 ‘기어 S’를 비롯한 스마트워치는 “시계가 아닌 기계”라고 강조했다. 시계를 원하는 사람들은 전통적인 아날로그 시계를 찰 것이고, 스마트워치를 찾는 사람들은 스마트폰 대용품을 기대한다는 것이다. 스마트워치를 또 다른 스마트 기기로 보고 그에 맞춰 제품 개발을 해 온 삼성전자의 시장 전략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지난해 처음 스마트워치 시장에 진출한 삼성전자는 최근까지 총 6개의 스마트워치를 내놓으면서 시계보다는 스마트폰 축소판에 가까운 모습으로 발전시켜왔다. 가장 최신판인 기어 S는 통화 기능에 쿼티(QWERTY) 자판, 홈버튼까지 갖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스마트폰과 더 유사해졌다.

반면 9일(현지 시간) ‘애플워치’를 시장에 공개한 애플의 전략은 삼성전자와는 다르다. 애플 디자인을 총괄하는 조너선 아이브 부사장은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워치가) 스위스 시계 산업을 곤경에 처하게 할 것(Switzerland is in trouble)”이라고 언급했다. 애플워치를 스마트기기가 아닌 패션 액세서리로 규정하면서 스와치와 롤렉스 등 아날로그 시계 업체들과 직접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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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애플워치를 일반 버전뿐 아니라 ‘애플워치 스포츠’와 ‘애플워치 에디션’ 등 세 가지 ‘컬렉션’으로 구분해 내놓는다고 밝혔다. 컬렉션은 패션업계에서 주로 쓰는 용어다. 특히 에디션 버전에는 18K 금을 사용해 가격대가 웬만한 명품 시계 뺨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의 노골적인 공세에 전통적 시계 업체들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장클로드 비베 프랑스 루이뷔통 시계담당 부문장은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애플워치는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스마트워치들과 똑같이 생겼다”며 “명품은 흔치 않아야 하고 고급스러워야 하는데 애플워치에는 그런 게 없다”고 혹평했다. 닉 하이에크 스와치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한 행사에서 “(애플워치 출시를)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워치가 2000만 대 팔리면 스와치의 저가시계 산업 규모가 25%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세계 최초로 원형 디스플레이를 사용해 가장 전통적인 시계에 가까운 디자인으로 ‘G워치 R’를 내놓은 LG전자도 애플과 같은 ‘시계 마케팅’ 노선을 택했다. 원형 디스플레이는 사각 디스플레이에 비해 보이는 정보량도 적고 실행하기 어려운 애플리케이션도 많지만 현재 세계 시계 시장의 3분의 2 이상이 원형 시계임을 감안해 내놓은 디자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사각형보다는 원형 시계가 가장 정확한 시간을 나타낼 수 있어 전통적 시계업체들은 원형 시계를 선호한다”며 “일반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원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스마트워치의 진입 장벽을 내리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LG전자, 애플의 3파전이 예상되는 내년 스마트워치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캐널라이스는 10일(현지 시간) “내년 스마트워치 시장 규모가 올해보다 300% 성장해 2800만 대를 넘어설 것”이라며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들도 저가형 스마트밴드를 내놓고 있어 웨어러블 시장에서도 중국발 시장 변수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스마트워치#기어 S#애플워치#G워치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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