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한번에 옷감이 바뀌고, 아기옷에는 GPS 태그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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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패션기술大 교수진-포스텍 공대생들, 기술-디자인 융합해 ‘패션 디지털화’ 완성

자신의 체형을 ‘보디 스캐너’로 측정해 자신을 대신할 아바타를 만들면 청바지를 직접 입지 않고도 아바타를 통해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아이패션비즈센터
자신의 체형을 ‘보디 스캐너’로 측정해 자신을 대신할 아바타를 만들면 청바지를 직접 입지 않고도 아바타를 통해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아이패션비즈센터
얼마 전 군대 체험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보디 스캐너’라는 장비로 체형을 측정해 자신에게 딱 맞는 전투복을 지급받는 장면이 등장했다. 실제로 최근 패션 업계에는 기술과의 융합으로 ‘개인 맞춤형 패션’이라는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주 인천 송도에 위치한 한국뉴욕주립대에서 그 현장을 목격할 수 있었다.

○ 미래의 패션은 디지털화+친환경

‘패션, 테크놀로지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열린 단기 프로그램에는 뉴욕주립대 소속의 세계적인 패션대학인 뉴욕패션기술대(FIT) 교수진과 포스텍 재학생들이 대거 참여했다. 소위 프로 디자이너와 ‘공돌이’의 만남이 성사된 셈이다.

화두는 ‘패션 디지털화’였다. 디자이너들이 컴퓨터를 이용해 클릭 한 번으로 옷의 소재를 바꾸고 옷이 바람에 휘날리는 느낌도 미리 확인하는 등 컴퓨터에서 ‘가상 패션쇼’를 연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인 CLO 3D가 개발한 프로그램은 영화 ‘호빗’에 등장하는 캐릭터에게 의상을 입히는 작업에 사용되기도 했다. 또 보디 스캐너로 측정한 치수로 자신을 대신할 아바타를 만들면 온라인이든 매장이든 옷을 직접 입어보지 않고도 아바타를 통해 옷이 잘 어울리는지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오승재 포스텍 창의IT융합공학과 석박사 통합과정 학생은 “사람들의 체형 데이터를 모은 빅데이터로 디자인과 마케팅 전략을 세울 뿐만 아니라 보건의료 분야에까지 활용할 것이라는 구상에 놀랐다”고 말했다.

미래의 패션이 친환경적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디지털화가 시간과 재료의 낭비를 줄여 소극적인 의미에서 친환경적이었다면 앞으로는 소재에서부터 친환경이 강화된다는 것. 이미 옥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로 기존 스판보다 뛰어난 소재인 ‘소로나’가 등장하기도 했다.

아조이 사카 FIT 교수는 “석유를 대신해 다양한 식물에서 섬유를 만드는 기술이 핵심”이라면서 “미국 FIT에서는 직물 수업을 들은 공대생들이 패션뿐만 아니라 인공장기와 같은 의료 분야로까지 활용의 폭을 넓히면서 소재 개발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아기 옷에 GPS 태그…융합 현장 체험

조별 프로젝트에서는 패션에 기술을 융합하는 재기발랄한 아이디어가 다수 등장했다. 영유아용 용품을 만들 때 소재 속에 GPS 태그를 넣어서 아이를 쉽게 찾을 수 있게 하는 아이디어는 ‘지속 가능성’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고, 남성용 슈트에 초발수 소재를 적용해 물과 때에 오염되지 않게 하는 아이디어는 ‘스마트의류’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며 눈길을 끌었다.

친주 예 FIT 교수는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공대생들은 패션 디자이너와 과학자들이 함께 일하는 모습과 그 과정을 통해 융합의 현장을 미리 경험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보디 스캐너#패션 디지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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