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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잠수함부대 찾아 ‘제2 천안함’ 협박한 김정은의 도발병

입력 2014-06-18 03:00업데이트 2014-07-1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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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이 잠수함 부대를 방문해 “적 함선의 등허리를 무자비하게 분질러 놓으라”고 지시했다.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두 동강 난 천안함을 연상시키는 섬뜩한 명령이고, 노골적인 대남(對南) 협박이다. 이 발언은 북한이 패배했던 제1차 연평해전 15주년(6월 15일)을 맞아 나왔다. 김정은은 북한이 보유한 잠수함 중 가장 큰 로미오급(1800t급)에 승선해 전투 훈련을 지휘했다. 북한 군부는 김정은의 지시를 ‘말 폭탄’이 아닌 반드시 따라야 할 명령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의 군부대 현장 지도가 실제 도발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그는 올해 3월 13일 포병부대에 화력 훈련을 하도록 한 뒤 훈련 현장에서 연평도와 백령도를 겨냥한 포사격 훈련을 지도했다. 북한은 그로부터 18일 뒤 백령도 인근 북방한계선(NLL) 이남에 포탄 100여 발을 퍼붓는 도발을 감행했다. 김정은이 지휘한 포사격 훈련이 포격 도발로 이어졌듯이 잠수함 훈련이 제2 천안함 도발을 부르는 사태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김정은은 올해 들어 북한군의 군단장을 절반 이상 교체했다. 북한 지휘관들이 살아남으려면 그의 명령에 복종하는 도리밖에 없다. 김정은이 올 들어 6월까지 참가한 83회의 공개 행사 가운데 군 관련 활동이 17회나 된다. 그의 호전적인 발언에서 나타나듯 군에 대한 관심은 방어가 아닌 도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북한은 박근혜 대통령이 김장수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의 사표를 수리한 지난달 22일 연평도 부근에서 임무 수행하던 해군 고속함을 겨냥해 포탄 2발을 쏘았다. 도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안보사령탑의 공백을 노렸다. 북한은 세월호 참사와 국무총리를 포함한 고위층 인사 문제로 우리 사회가 혼란스러운 지금을 절호의 도발 기회로 판단할지 모른다.

김정은은 아버지에게 물려받았는지 머릿속이 온통 무력 도발에 대한 집착으로 채워진 것 같다. 이런 지도자가 통치하는 북한과 맞서려면 튼튼한 안보 태세와 함께 도발에 맞서 반드시 응징한다는 결연한 각오가 필수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안보를 위해서는 아무리 미세한 것이라도 북한의 도발 징후를 흘려버리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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