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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스포츠

[FIFA World Cup Brasil]스물두 살… 삼바 구세주

입력 2014-06-14 03:00업데이트 2014-06-1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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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마르, 월드컵 부담감 떨쳐내고 펠레도 마라도나도 못한 데뷔전 골
크로아전 동점골에 역전 PK골… 개최국 첫 경기 무패기록 이어가
브라질 축구 대표팀의 네이마르가 13일 크로아티아와의 월드컵 개막전에서 후반 26분 페널티킥 골을 넣고 난 뒤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기뻐하고 있다. 네이마르는 월드컵 데뷔 경기에서부터 2골을 몰아넣으며 새로운 영웅 탄생을 세계에 알렸다. 상파울루=GettyImages 멀티비츠
“네이마∼르.” “네이마∼르.”

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전 브라질-크로아티아의 경기가 열린 13일 브라질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 6만1000여 개의 좌석 대부분에서는 브라질 축구대표팀을 상징하는 노란색 물결이 90분 내내 출렁였다. 관중의 80% 이상이 네이마르(22)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가족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마르쿠스 아마랄 씨는 “브라질이 이겨야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네이마르가 골을 넣어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네이마르는 프로 무대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지만 월드컵에서는 막 데뷔한 신인일 뿐이다. 브라질 내에서 월드컵 개최 반대 여론이 커지면서 반드시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중압감과 첫 출전의 부담감은 그를 괴롭혔다. 그는 개막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월드컵에 처음으로 나서 적지 않게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축구 황제’ 펠레는 “아직 어린 네이마르가 브라질의 여섯 번째 우승을 안방에서 달성해야 한다는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걱정은 기우였다. 펠레의 등번호 10번을 물려받은 네이마르는 ‘제2의 펠레’라는 칭호가 부끄럽지 않은 활약을 했다. 그는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동점골에 이어 역전골까지 터뜨리며 브라질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그의 활약 덕분에 개최국 첫 경기 무패 행진(15승 5무·2002 한일월드컵 2개국 포함)도 이어졌다.

빠른 발과 넓은 시야, 현란한 발재간, 정교한 패스, 예리한 슈팅 등 팬들이 기대한 모든 플레이를 아낌없이 보여줬다. 그가 공을 잡을 때마다 다른 선수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고 그가 프리킥과 페널티킥을 할 때는 관중석에서 수많은 카메라 플래시가 터져 장관을 이루었다. 브라질 대표팀에서 낙마한 스타플레이어 카카(32·AC밀란)도 관중석에서 1-1로 맞선 후반 26분 그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자 직접 촬영한 동영상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며 “네이마르의 골 영상을 담았다”며 흥분하기도 했다.

네이마르의 활약은 월드컵에 나선 경쟁자들의 기선을 제압했다. 후반 43분에 교체돼 88분을 뛴 그는 ‘축구천재’ 리오넬 메시(27·아르헨티나)가 지난 8년 동안 월드컵에서 넣은 골을 이미 초과했다. 메시는 첫 월드컵 출전이었던 2006 독일 월드컵에서 1골을 넣는 데 그쳤고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메시와 함께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를 다투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포르투갈)도 월드컵에서 부진하기는 마찬가지. 호날두는 2006 독일 월드컵에서 1골,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1골 등 총 2골에 그치고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는 메시와 레알 마드리드의 호날두는 모두 득점왕 출신이지만 월드컵에서는 부진했다. 메시와 호날두가 월드컵에서 부진한 이유는 대표팀에는 소속팀에서만큼 손발이 맞는 도우미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 출전하면서 느낀 중압감도 한몫했다. 반면 네이마르는 첫 경기에서부터 이런 부담감을 극복했다. ‘월드컵의 전설’ 펠레와 마라도나(아르헨티나)조차도 월드컵 데뷔전에서는 골을 넣지 못했다.

네이마르는 “빗맞은 슈팅이 골인됐다. 중요한 건 그게 들어갔다는 것이다. 골을 넣어 기쁘지만 이긴 것은 우리 팀 전체 덕분이다. 팀의 승리를 꿈꿨는데 월드컵 데뷔 무대에서 2골이나 넣으며 내가 생각한 것 이상의 경기가 된 것 같다. 많은 응원 속에서 월드컵 데뷔전을 치를 수 있었던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큰 기쁨이다”라고 말했다.

상파울루 시내는 새벽까지 승리의 기쁨에 들썩였다. 시내 술집은 시민들로 북적였고 자동차들은 경적을 울리며 승리를 자축했다. “브라지우(브라질)”를 외치던 시민들은 이내 “에로이, 네이마르(영웅, 네이마르)”를 연호했다. 새 ‘축구 영웅’의 탄생이다.
네이마르는…

△본명
: 네이마르 다 시우바 산투스 주니오르
△생년월일: 1992년 2월 5일
△체격: 키 175cm, 몸무게 64kg
△프로 경력: 산투스(2009∼2013년 브라질리그 103경기 54골), FC바르셀로나(2013∼2014년 프리메라리가 26경기 9골)
△A매치 데뷔: 2010년 8월 11일 미국전
△A매치 성적: 50경기 33골(브라질 공동 7위)
△가족관계: 19세에 아들(다비드 루카) 출생. 현재 브라질 모델 브루나 마르케지니와 사귀고 있음
△주요 경력: 2011년 남아메리카 올해의 선수, 2011년 FIFA 올해의 골 수상. 2013년 컨페더레이션스컵 골든 볼 수상. 2012, 2013년 영국 월간 ‘스포츠프로’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시장성 있는 선수

상파울루=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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