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뽑냐고요? 전기車 충전해요”

동아일보 입력 2014-05-23 03:00수정 2014-05-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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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 임대 서비스 ‘씨티카’ 인기 숨은 비결
주부 송영미 씨가 아파트 주차장에서 LG CNS 자회사 ‘에버온’의 전기차 임대 서비스 ‘씨티카’ 충전기를 이용하고 있다. LG CNS 제공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주부 송영미 씨(42·여)는 전기자동차 임대 서비스 ‘씨티카’ 애용자다. 3∼4시간 외출용으로 택시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쇼핑이나 친구를 만나러 갈 때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송 씨에게 가격보다 더 매력적인 점은 ‘간편함’이다. 그는 “사용 후 충전을 시작해야 반납이 완료된다고 해서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써보니 나 같은 ‘기계치’에게도 손쉬운 서비스”라고 말했다. 씨티카 이용자 중 20%가 30, 40대 여성으로 1년 전 서비스 초기에 비해 두 배로 늘었다.

○ “누구나 쉽게 사용해야 된다”

2011년 LG CNS의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UX) 디자인팀’에 전기차 충전기 디자인 임무가 떨어졌다. 자회사 ‘에버온’이 씨티카 서비스를 준비할 때다. 처음에는 ‘전기차 선도도시’로 지정된 제주의 사례를 참고하려 했지만 현장의 충전시설을 본 UX디자인팀은 고개를 저었다. 충전시설이 육중하고 복잡해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디자인해야 했다.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장비를 만들기 위해 디자인팀은 사용을 가장 어려워할 소비자를 ‘김 여사’(운전이나 각종 기계 사용에 서툰 중년 여성을 풍자한 말)로 설정했다. 이후 유사한 종류의 제품인 셀프 주유기와 무인 티켓 발권기를 그들이 어떻게 보는지 인터뷰했다. 셀프 주유기에 대해 이들은 “무겁고 지저분해 보이는 데다 안전사고에 대한 두려움이 생긴다”고 말했다. 무인 티켓 발권기에 대해서는 “디지털 화면 사용법이 복잡해 사용이 어렵다”는 답을 얻었다.

다음으로 UX랩의 ‘관찰실’에 이들을 불러 모았다. 어떤 기계를 ‘가장 쉽게 쓰는지’ 보기 위해서다. 여러 제품 중 주부들이 가장 쉽게 다룬 건 커피머신. 단순한 버튼 구조와 매끄러운 디자인, 커피머신이 설치된 주방이라는 분위기 덕택이다.


원터치로 이용할 수 있는 씨티카 충전기 사용화면. 기계를 다루는 데 서툰 사용자를 배려해 최대한 간단하게 만든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돋보인다. LG CNS 제공
○ ‘커피머신’처럼 간단한 전기차 충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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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팀은 이를 적극 반영했다. 먼저 충전 작업 시 복잡한 과금 절차를 거치지 않도록 ‘티머니’ 서비스를 결합해 요금이 자동 계산되도록 했다. 덕분에 충전기는 시작 화면에서 한 번만 터치하면 되도록 설계가 가능해졌다. 감전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금속을 배제하고 강화 플라스틱으로 겉부분을 마감했다. 충전 작업이 ‘큰 일’이 아니라는 점을 느끼게 하도록 집적회로와 보드를 재설계해 제품 크기를 줄였다.

사무용 빌딩과 공영 주차장뿐만 아니라 아파트 주차장에 충전설비를 구축한 것도 사용자 경험을 관찰한 결과다. 아파트 주차장이 여성이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주차장’이라는 판단에서다. 처음 구축한 총 140여 대의 충전기 중 30대는 아파트 주차장에 설치됐고 더 늘려갈 계획이다. 고승옥 UX디자인팀 부장은 “누구나 심리적 장벽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가장 좋은 서비스라는 원칙 아래 나온 디자인”이라고 설명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전기자동차#씨티카#전기차 충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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