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안중근기념관에 ‘영웅’ 영상물 설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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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진 대표 3월 中방문해 논의
市당국 호의적… 성사가능성 높아

뮤지컬 ‘영웅’에서 안중근 의사가 동지들과 함께 왼손 네 번째 손가락을 자른 뒤 독립투쟁을 결의하는 장면. 로네뜨제공
뮤지컬 ‘영웅’에서 안중근 의사가 동지들과 함께 왼손 네 번째 손가락을 자른 뒤 독립투쟁을 결의하는 장면. 로네뜨제공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담은 창작뮤지컬 ‘영웅’ 영상물을 중국 하얼빈(哈爾濱) 시 안중근기념관에 설치해 상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 작품을 연출하고 제작한 윤호진 에이콤인터내셔날 대표는 “안중근기념관에 ‘영웅’ 영상물을 설치하고 싶다는 의사를 하얼빈 시에 제안했고 시측으로부터 협의를 진행하자는 답을 받았다”고 26일 밝혔다. 윤 대표는 3월 중국에서 하얼빈으로 가 시 당국과 이를 논의할 예정이다. 하얼빈 시는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뮤지컬 ‘영웅’ 영상물은 10분 길이로 편집해 중국어 자막을 넣어 제작을 완료한 상태다. 이 영상은 배우 정성화가 안중근 의사 역할을 맡았던 2010년 공연을 편집한 것으로 △극 초반 안 의사가 독립투쟁을 결의하며 동지들과 함께 네 번째 손가락을 자르는 장면 △거사를 앞두고 안 의사가 사진을 찍는 장면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사살한 뒤 법정에서 안 의사가 일본의 죄를 조목조목 밝히는 장면 △사형을 앞두고 성당에서 고해성사를 하는 장면 등 뮤지컬 주요 대목이 담겼다.

에이콤 측은 “영상물 길이와 분량은 하얼빈 시 당국과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영웅’ 영상물 설치에 대해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의 외교적 관계도 고려해 다각도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표는 “기념관에서 ‘영웅’ 영상물을 상영하면 안 의사에 대해 이해하기가 더욱 쉬워지고 관람객들에게도 풍성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또 “안 의사가 이토를 저격한 거사일인 10월 26일에 맞춰 ‘영웅’의 중국 순회공연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1월 19일 문을 연 안중근기념관은 하얼빈 기차역에 100여 m² 규모로 건립됐다. 기념관에는 안 의사의 흉상과 친필 휘호(복사본), 가계도 등 200여 점의 기록물이 전시돼 있다. 기념관 외부는 1909년 의거 당시 하얼빈 역의 외관을 재현해 만들었다. 안 의사가 이토를 사살한 1번 플랫폼을 기념관 내부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설계한 것도 특징이다.

뮤지컬 ‘영웅’은 웅장한 음악과 화려한 군무 등으로 호평을 받아 초연 이후 거의 매년 무대에 오르고 있으며 2011년에는 뉴욕 링컨센터에서 공연했다. 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비롯해 일본인들도 공연장을 찾는 등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영웅#안중근 의사#중국 하얼빈#안중근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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