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竹島 탈환” 日극우 궐기장 된 ‘다케시마의 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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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째 행사 시마네현 가보니 日정부대표-의원들 망언 난무
한국 시민단체, 日우익과 장외설전

22일 일본 시마네(島根) 현이 주최해 9년째 열린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의 날’ 기념식에서는 독도 영유권 주장과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부정 발언이 난무했다.

이날 행사장인 마쓰에(松江) 시 현민 회관에는 500여 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중앙 정부를 대표해 참석한 가메오카 요시타미(龜岡偉民) 내각부 정무관(차관급)은 인사말에서 “다케시마는 역사적 사실로도 국제법상으로도 분명히 일본 고유의 영토”라며 “정부는 우리나라의 영토와 영해, 영공을 지키면서 냉정하고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회의원들은 보다 강도 높게 발언했다. 와타나베 슈(渡邊周) 민주당 의원은 “다케시마의 날이 일본 국민의 행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와다 마사무네(和田政宗) 다함께당 참의원은 “젊은 의원들이 다음 기념식은 다케시마 탈환 기념식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행사장에서는 느닷없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부각됐다. 사쿠라우치 후미키(櫻內文城) 일본유신회 의원은 위안부 강제동원을 부정하며 “일본 국민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고 청중들은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다. 사쿠라우치 의원은 지난해 위안부 문제 연구자인 요시미 요시아키(吉見義明) 주오대 교수의 책에 대해 “이것은 날조된 것이라는 게 여러 증거에 의해 확인됐다”고 발언해 피소당한 바 있다.

지난해 6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 정부의 성실한 대응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채택했던 시마네 현 의회 이오가와 스미히사(五百川純壽) 의장은 “나라의 적이다”는 등의 거친 야유를 받았다.

행사장 바깥에서는 한국에서 항의하러 온 시민단체 회원들과 일본 우익들 간에 날선 공방이 오갔다. 일본 경찰은 항의문과 태극기를 펼치려던 시민단체 회원들을 즉각 차량에 밀어 넣어 돌려보냈다.

한편 일본의 초당파 의원모임인 ‘일본의 영토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의원연맹’은 독도를 일본에 넘기라고 요구하는 집회를 도쿄(東京)에서 여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산케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2012년 4월 11일에는 시마네 현과 정치권 인사 800여 명이 도쿄 헌정기념관에서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는 집회를 열었다

한편 한국 정부는 시마네 현에서 열린 ‘다케시마의 날’ 기념식에 일본 중앙 정부 고위 관계자가 참석한 데 대해 23일 미치가미 히사시(道上尙史)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해 강력 항의했다. 일본은 한국 정부의 사전 경고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이어 기념식에 내각부 정무관(차관급)을 참석시켰다. 이에 한국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내고 “일본의 행태는 한반도 침탈의 과거사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마쓰에=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조숭호 기자
#일본#다케시마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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