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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눈먼돈 빼먹기, 이번엔 육아휴직… 2013년 부정수급 두배로

입력 2014-02-21 03:00업데이트 2014-02-2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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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주가 ‘유령 직원’ 꾸며 급여 타내
3년연속 증가… 2013년 9억 넘을 듯
휴직장려 틈타 악용사례 늘수도
정부가 최근 출산·육아 지원정책을 확대하는 가운데 정부 지원금 제도의 허점을 노려 부정한 방법으로 지원금을 타내는 범죄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주당 한정애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까지 적발된 육아휴직 급여 부정수급액은 모두 8억8000만 원. 2012년 한 해 동안 적발된 부정수급액이 4억446만 원인 것을 고려하면 불과 8개월 동안 두 배가량으로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 12월까지 부정수급액이 집계되면 부정수급 규모는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육아휴직 급여 부정수급액은 2010년 2억7625만 원, 2011년 3억2625만 원, 2012년 4억446만 원으로 정책 확대에 비례해 계속 늘고 있다.

육아휴직급여 부정수급이 빈번한 것은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지원금 수령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고용부 고양고용노동지청은 고용보험기금에서 지급되는 육아휴직 급여를 허위로 타 내 빼돌린 혐의로 송모 씨(32·여) 등 4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고양지청에 따르면 송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 지인을 근로자로 등록시킨 뒤 육아휴직을 신청한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꾸며 육아휴직 급여 800만 원을 타냈다. 고용부는 “지인을 유령 직원으로 채용한 뒤, 이 유령직원이 육아휴직을 한 것처럼 꾸미는 수법이 가장 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감사원이 전국 어린이집들의 보조금 유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어린이집 원장들이 허위로 보육 교사를 등록한 뒤 이들의 육아휴직 급여를 불법으로 타 낸 사례가 잇달아 적발됐다. 감사원 조사로 적발된 어린이집 원장들이 빼돌린 육아휴직 급여는 총 1억8000여만 원에 이른다.

고용부는 “부정수급을 하는 방법은 간단하지만 실제로 모든 육아휴직 신청자를 일일이 감독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로서는 저출산 추세에 육아관련 지원 정책을 확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하지만 이 같은 부정수급 범죄의 확산은 기금(고용보험기금) 고갈의 우려마저 낳고 있다. 같은 고용보험기금에서 지급되는 실업급여의 경우 해마다 100억 원 이상의 부정 수급액이 적발되는 상황이다. 적발되지 않는 부정수급액의 규모도 추산하기 어렵지만 상당한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보험기금은 근로자와 사업주, 정부가 공동 부담하기 때문에 이 기금이 유용되면 정부 예산은 물론 회삿돈과 개인 재산까지 모두 피해를 보게 된다.

한 의원은 “육아휴직 급여 부정수급 비율이 기타 실업급여 등 고용보험에서 지급되는 급여 가운데 가장 상승폭이 크다”며 “정부가 육아휴직자를 늘리는 것에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악용해서 부정수급 하는 범죄에 대해서도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복지사업 부정수급 제도 종합대책’을 마련해 부정수급 신고자 포상금을 3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높이고, 부정수급액의 5배를 추가 징수하기로 했다. 또 부정수급 사범에 대해 과태료만 내리던 관행을 없애고, 조직적이거나 부정수급액이 큰 사범은 형사 고발까지 할 방침이다.

고용부는 “적극적인 단속으로 실업급여 부정수급자는 2011년 이후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며 “육아휴직급여 부정수급도 유행처럼 번지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히 차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구민석 인턴기자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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