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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자포자기한 청년 백수 72만 명에 희망 줄 방법은

입력 2013-12-12 03:00업데이트 2013-12-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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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은 어제 11월 취업자 수가 2553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만8000명 늘었다고 발표했다. 전체 실업률은 0.1%포인트 하락했지만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오히려 0.8%포인트 올랐다. 고용시장의 훈풍도 청년층을 비켜가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은 그제 발표한 ‘청년층 고용동향’ 보고서에서 일을 하지 않거나 교육 및 훈련도 받지 않고 일할 뜻도 없는 청년층이 지난해 72만4000명으로 2005년보다 14만8000명이나 늘었다고 밝혔다. 소위 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 청년 백수(白手)를 뜻한다.

대졸 이상의 비경제활동인구(학생, 주부, 장기간 구직 포기자 등) 가운데 청년 백수 비중이 52%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거나 취업이 어려워 근로의욕마저 잃은 대졸 이상 고학력자가 100명 중 52명이라는 얘기다. 취업 재수생이거나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거나 아예 놀고 있는 경우다. 대졸자들은 안정적인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들어가려고 한다. 대기업에 취직하지 못하면 중소기업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대학에 남기 위해 4학년 마지막 학기를 휴학하면서까지 취업 재수를 한다. 아니면 대학원에 진학해 패자부활을 노리는 게 젊은이들의 취업 방정식이다.

기업들은 대졸신입 공채라는 이름으로 대학 및 대학원을 갓 졸업했거나 졸업예정자 중심으로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이러니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 취업 못하면 학력과 스펙을 더 쌓아 재도전을 시도한다. 한 번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에 발을 들여놓으면 대기업으로 이동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자리가 적기도 하지만, 선호 기업 쏠림 현상이 과잉 학력을 부추기는 셈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의 청년층 고용률은 40.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34개국 중에서 29위다. 경제가 어렵다는 영국(60.2%) 독일(57.7%) 미국(55.7%)보다도 훨씬 낮다.

청년 백수를 줄이려면 기업이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창출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관광과 의료 교육 같은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에 대한 규제도 과감하게 풀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취업시장의 진입장벽도 낮추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정규직에 대한 혜택은 지금보다 줄이고 비정규직은 보호장치를 늘리는 정책을 펴야 한다. 청년 백수들이 넘치는 시대,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 수 있게 멍석을 깔아줘야 한다. 그걸 못하는 정치권과 우리 사회의 책임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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