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당신을 위로하는 힐링 푸드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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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15일 16시 35분


<내 영혼을 위로하는 밥상 이야기>

어머니가 차려준 따뜻한 집밥이 그리운 당신이라면, 고단한 삶에 지쳐 마음의 휴식이 필요한 당신이라면, 지금 꼭 필요한 밥상의 선물!

유년 시절 밥상에 올랐던 음식들이 최고의 맛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미각이 아닌 그리움으로 기억되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밥상문화는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됐지만 최근 음식 관련 콘텐츠는 중요한 엔터테인먼트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때로는 지나치게 왜곡된 식문화가 SNS 매체를 타고 삽시간에 대중에게 퍼지기도 한다.

변화무쌍한 현실 속에서 보잘것없어 보이는 소박한 밥상을 통해 우리는 성숙된 인간으로 성장하고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며 스스로의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 중요한 소통 공간으로 밥상문화를 새롭게 풀어낸 내 영혼을 위로하는 밥상 이야기가 오션북스에서 출간됐다.

30, 40대 경계에 서 있는 저자와 일러스트 작가를 꿈꾸는 10대 여고생이 함께 만든 내 영혼을 위로하는 밥상 이야기는 바닷가 산복도로 동네에 살던 아홉 살짜리 소녀가 어른으로 커가는 과정을 밥상의 추억과 함께 맛깔나게 버무려낸 책이다. 진솔하고 재미있는 글뿐만 아니라 책 곳곳에 그려진 아날로그 정서의 그림들은 독자들에게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세련되거나 화려하지 않고 오래되고 손때 묻은 느낌이 저자의 유쾌하고 감동적인 경험담 덕분에 더욱 색다르고 흥미롭게 다가온다. 저자는 유명한 식당(맛집)이나 특정 음식의 유래와 특성, 또는 다이어트식으로서 밥상을 소개하는 기존 음식 관련 서술에서 벗어나 지금까지 거의 주목하지 않던 ‘밥상은 소통의 장’이라는 데 의미를 부여하며 밥상에서의 정서적 교감을 다양한 일화로 전개한다.

최근 무겁지 않은 대화를 나누며 다양한 사람들과 밥을 먹으며 소통을 만끽하려는 모임이 확산 중인데, 이는 1인 가구 구성원이 많아지면서 집밥을 함께 먹고 싶지만 먹을 수 없는 환경 때문이기도 하다. 이처럼 밥을 먹는 것은 식욕이나 육체적인 건강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가 있음을 들려준다.

잊고 지내는 가족의 의미와 삶의 가치 재조명

밥상에는 신기한 에너지가 있어서 우리가 가장 행복한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 힘이 있다. 우리는 음식을 먹으며 기쁘고 슬픈 순간들을 겪었고, 고단하고 지친 내 영혼을 달랬으며, 사람들과 함께 맛과 추억을 나누었다. 그래서 누군가 나를 생각하며 정성껏 차린 밥상은 무료한 일상의 깜짝 선물 같다.

내 영혼을 위로하는 밥상 이야기에서 저자는 단순히 생명 유지를 위해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정성껏 차려진 밥상에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며 먹는 밥이 우리 마음을 건강하게 변화시키며 삶을 풍요하고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자는 “소박한 집밥이 의미 있는 것은 그 속에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아버지에 대한 추억, 그리고 유년 시절 나의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저자에게 밥상은 가족을 하나로 이어주는 매개체였으며 성숙한 인간으로 키운 공간이었음을 들려준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밥상은 어떤가? 대가족 개념은 사라졌고 자녀 한둘을 두거나 1인 가족도 많아졌다. 자녀들은 학업이 우선이라 밥상에 앉을 시간이 거의 없다. 학원을 옮겨 다니며 잠시 짬을 내 먹는 편의점 삼각김밥과 컵라면이 일상이다. 이어지는 외식과 배달 음식 때문에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이 특별한 이벤트가 되었다.

집밥을 먹더라도 바쁜 사람이 각자 먹는 것이 당연하고, 오래간만에 가족이 함께한 밥상에서도 아이들은 부모의 이야기를 잔소리로 받아들이거나 스마트폰과 텔레비전을 보며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있다. 모든 것이 빠르고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디지털 세상에서 방향 없이 무언가에 쫓겨 허둥지둥하는 삶이 아니라 사색이나 기다림, 느긋함, 배려, 겸손, 공감 등 종종 잊고 살지만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가치들을 보물찾기하듯 밥상 위에 풀어두었다. 밥이 뜸들 때 나는 행복한 냄새처럼, 독자 스스로 작지만 소중한 것들을 꺼내어 위안을 얻고 삶에 가치를 찾도록 도와준다.

밥상에 투영된 인간과 세상에 대한 유쾌한 이야기

저자는 고봉밥과 고깃국, 수저, 술잔 등 밥상에 오른 음식이나 물건을 통해 가장으로서 느끼는 아버지의 의무감과 삶의 무게, 아버지에 대한 가족의 존경심과 배려를 되새긴다. 흰쌀밥, 한우, 소고기국, 육개장, 보리밥, 미역국 등 음식을 통해 살펴본 사회적 가치관도 담았다. 집밥을 먹으며 가정교육과 밥상 예절을 배운 일화를 유쾌하게 들려주며 밥상을 통한 가족 간의 정과 유대감, 정서적 만족감을 전한다.

어머니가 만든 구수한 냉이된장찌개, 조기찌개, 멸치우거지찌개, 생멸치구이, 청각오이냉국, 민어탕과 민어전, 물회와 회비빔밥, 장어포조림, 꽃게탕, 버섯전골, 갑오징어숙회, 호박갈치국, 쥐치조림, 돌문어찜, 아귀미더덕찜, 물메기탕 등 추억이나 고향의 맛을 연상시키는 특정 음식과 제철이면 생각나는 특색 있는 음식을 소개한다.

또한 가족을 위해 매일 새벽밥을 짓고 1년 내내 부지런을 떨며 먹거리를 준비하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다. 이 밖에도 말린 생선, 육전, 떡, 향신료, 장독대, 곤로(풍로), 연탄 아궁이, 우물, 김장, 도시락 반찬 등에 얽힌 다양한 이야깃거리도 함께 다룬다. 저자의 인생에서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되거나 깨달음을 준 사건과 관련된 음식들도 눈길을 끈다.

새로운 밥상문화로 등장한 햄버거에 얽힌 일화, 1980년대 최고의 음식이었던 자장면에 관한 사건, 음식 알레르기를 통해 알게 된 인간관계에 관한 생각, 블루칼라 친구 아버지들의 고단한 일상과 그들에게 위안을 준 밥상, 배달 음식이 흔하지 않던 당시 골목까지 음식을 날랐던 여러 장사꾼들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게 풀어간다.

밥상 위에서 발견하는 위안과 기다란 행복의 여운

내 영혼을 위로하는 밥상 이야기에서는 출생과 성장, 늙음과 죽음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평생 동안 먹는 음식을 통해 인생의 매순간 겪는 가치를 다시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아이를 낳고 어머니가 먹었던 미역국과 성인이 되어 생일날 먹는 미역국의 차이, 매년 제철 밥상에 오르던 음식을 통해 느끼는 성장통, 사춘기 첫날 어머니가 사준 찹쌀떡, 죽은 자를 보내고 산 자를 위로하는 육개장 등 저자는 일생 동안 먹었던 음식이 제각각 의미와 이유가 있음을 강조한다.

식욕은 인간의 욕구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욕구다. 저자는 ‘슬픔보다 배고픔이 크다’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다. “아버지 장례식장에서 ‘배고프다’는 것을 느꼈을 때 고인에게 죄책감이 들었다. 시간이 한참 지나 그 상황을 돌이켜보면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이나 고통 속에서 배고픔을 통해 삶의 의지를 되찾고 있음을 느꼈다”고 말한다.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관계 속에서 많은 상처를 주고받는다. 그럴 때 저자는 어머니가 차려준 밥상이 생각난다고 한다. “누군가 나를 생각하며 정성껏 차린 밥상이 그리워진다. 어머니가 갓 지어준 따뜻한 밥 한 공기와 맛있는 찌개는 나를 위로해주었고, 고단한 생활 속에서 내가 다시 일어나서 살아갈 힘이 되었다. 밥상은 단순히 식욕을 채워주거나 끼니를 때우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 영혼을 회복시키는 힘을 지녔다.”

★ 책 속으로
* 슬픔만큼은 아니지만 배는 고팠다. 친척들의 등살에 떠밀려 빈소 옆방에 차려진 밥상에 앉았더니 덩그렇게 육개장이 놓여 있다. ‘왜 장례식장에선 육개장만 먹을까?’ 그날 내가 먹은 육개장은 맵지도 짜지도 않았다. 어떤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 단지 그 육개장은 사랑하는 사람을 멀리 떠나 보내는 매개체였다. 그리고 슬픔이었다.(20쪽)

* 아버지는 저녁 식사를 하면서 반주를 즐겼다. 정말 딱 반잔이었다. 오리지널 OB상표가 붙은 맥주 글라스에 소주를 반잔 부어서 천천히 음미하며 마셨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아버지는 직장 생활의 스트레스와 삶의 무게를 그 술잔에 부어서 저녁마다 마신 것 같다.(39쪽)

* 빨랫줄에 생선이 걸리는 날은 어머니와 도둑고양이들이 전쟁을 치렀다. 담에서 빨랫줄을 멀찌감치 떨어뜨리고 어머니가 직접 만든 S자 모양의 갈고리에 생선 아가미 부분을 꽂아 빨랫줄에 걸어 둔다. 하지만 고양이의 점프력은 상상 이상이어서 빨랫줄이 조금이라도 담벼락 쪽으로 붙으면 여지없이 생선을 낚아채 사라졌다.(99쪽)

* 봄 밥상에는 달래와 냉이, 두부, 모시조개를 넣고 끓인 구수한 된장찌개나 통영산 잔 굴을 넣고 끓인 향기로운 쑥국이 올랐다. 두릅 어린순을 살짝 데쳐 초고추장을 곁들이거나 원추리나 씀바귀, 유채나물 같은 봄나물도 올랐다. 싱싱한 도다리를 통째로 넣은 도다리 미역국이나 배가 노랗게 살이 오른 조기를 바글바글 끓인 찌개도 올랐다. 남해서 잡힌 생물 멸치에 우거지를 넣어 끓인 찌개, 손가락보다 굵은 멸치를 석쇠에 구워 내기도 했다.(131쪽)

★ 지은이 소개
* 김현(글): 디자이너, 기획자, 작가, 강사, 경영자 등 다양한 인생을 살고 있다. 10대에는 디자이너의 꿈을 좇아서, 20대에는 경제적 ․ 정신적으로 자립하기 위해서, 30대에는 ‘행복’이라는 화두를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강물처럼 살았다.

그리고 40세가 되던 해 첫날, 의미 있는 삶을 위한 ‘희망목록’을 작성했는데 고단한 현대인을 위로하는 이 책도 그 희망사항의 하나가 되었다. 서울여자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하였고, 연세대학교 대학원 생활디자인학과에서 시각디자인 전공으로 석사 학위와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마케팅 전공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오리온제과에서 신입사원 시절을 보낸 후 다음커뮤니케이션에 입사하여 사용자경험디자인과 브랜드아이덴티티디자인 업무를 담당하며 인터넷 벤처 열기를 온몸으로 느꼈다.

삼성SDS로 옮겨 제안전략기획과 사용자인터페이스기획 업무를 담당했고, 서비스 로봇을 만드는 회사에서 디자인혁신팀 팀장으로도 근무했다. 2007년부터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지은 책으로는 디자인에 집중하라, 소통혁명이 있다.

* 조민지(그림): 서울 양재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꿈 많은 여고생이다. 다양한 장르의 책 읽기를 좋아하고, 군 복무 중인 오빠에게 그림 편지를 만들어 보내기도 하며, 가족을 위해 따뜻한 차를 끓이기도 한다. 상상력과 호기심이 많은 평범한 소녀지만 사물을 관찰하여 이를 그림으로 표현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 아직 학생으로서 여러 가지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지만 현재로선 게임 원화가와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기를 꿈꾼다. 그 목표를 향해 오늘도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본 자료는 해당기관에서 제공한 보도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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