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화기 너머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기자는 4월 3일 전남 보성녹차휴게소의 ‘여성 전용 흡연구역’ 논란을 취재하면서 성 대표와 대화를 나눴다. 당시 성 대표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국가가 전용 주차장, 버스좌석, 임대주택을 만들어 주면서 ‘여성 전용이 트렌드’라고 말한다. 이 나라 여성정책은 너무나 잘못됐다”고 개탄했다.
기자는 버스를 탈 때 핑크색 덮개가 씌워진 여성 전용 좌석을 피해 빈자리를 찾을 때마다, 꽉 찬 주차장에서 핑크색 선으로 그어진 큼직한 여성 전용 구역을 보고 그냥 지나쳐야 할 때마다 성 대표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그러면서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여성 운전자나 취업준비생 등을 볼 때면 아직 남성인권운동이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처음으로 남성인권보호 시민단체를 만든 그는 자존심이 강했다. “가난하지만 당당히 운영하겠다”며 정부 지원을 일절 받지 않았다. 후원금으로만 남성연대를 운영하면서 ‘싱글대디 반찬배달’ ‘무료 법률지원 서비스’ 등 돈 드는 사업을 이어 가다 보니 재정난에 부닥쳤다. 남성연대는 2011년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각종 행사 비용 등으로 2억4670만 원을 썼다. 하지만 후원금 수입은 1956만 원에 불과했다. 적자는 대부분 그의 개인 빚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 대표는 25일 “남성연대에 1억 원만 빌려 달라”며 한강 투신을 예고한 뒤 실제로 하루 뒤 서울 마포대교에서 몸을 던졌다. 투신 예고 후 만류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한번 뱉은 말은 지켜야 한다”며 투신을 강행했다. 생명을 담보로 한 그의 투신은 결코 미화할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가 ‘억눌린 남권(男權)의 잔다르크’였든, ‘찌질한 남성주의에 젖은 돈키호테’였든 공개리에 이뤄진 그의 어처구니없는 비극 앞에서는 비판보다 안타까움이 앞선다.
조동주 사회부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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