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국내 유일의 심장전문병원인 세종병원은 ‘심장수술 성공률 1위 병원’(한국심장재단 평가) ‘심장환자가 가장 많이 찾는 톱3 병원’(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분류)으로 꼽힌다. 설립자 2세인 박진식 병원장(43·심장내과 전문의·사진)을 23일 만나 ‘2020년 아시아 최고의 심뇌혈관 전문종합병원’을 향한 청사진을 들어봤다.
―부천에 이어 인천에서 제2병원을 건립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 명문 의대와의 교류는 어떤 형태로 진행되고 있나.
“드렉셀대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병원과 의대를 운영하고 있다. 2010년 교육, 연구, 협진을 위한 상호협력약정을 맺은 뒤 세종병원 전공의를 드렉셀대 의대에 파견하고 있다. 단기 연수이지만 최신 의료기술과 진료문화의 차이를 체험한 의사들이 상당한 자극을 받고 오는 것 같다. 드렉셀대 의대 학생들도 조만간 학점 이수를 위해 세종병원을 찾게 된다. 미국 학생을 교육할 5명의 세종병원 의사가 최근 드렉셀대 의대로부터 ‘협력임상 조교수’로 임용됐다.”
―진료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실행계획을 설명해 달라.
“보건복지부로부터 ‘보호자 없는 병원’으로 지정받았다. 보호자 없는 병실에 입원하게 되면 보호자 없이도 질 좋은 간호와 간병서비스를 받게 된다. 건강보험 납부 하위 20%, 저소득층의 60세 이상 노인 및 맞벌이 부부 등이 신청하면 추가 비용 부담 없이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서비스를 위해 3개 병동에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39명을 충원 중이다. 또 직장인이 토요일 하루 안에 대기시간 없이 진료, 검사, 시술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원 스톱 치료서비스’를 조만간 실시한다. 26개 과목에 걸쳐 복합적인 합병증도 치료받을 수 있는 ‘토털 케어 서비스’를 처음 도입하는 것이다.”
박 원장은 설립자의 후광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개원 이래 발전을 거듭해 긴장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기존 장점을 살려 또다시 도약시켜 보겠다”고 다짐했다. 이 병원 설립자 박영관 세종병원 회장(74)과 그의 아들인 박 원장은 서울대 의대 동문이면서 심장병 전문의다. 박 원장의 할아버지도 6·25전쟁 중인 1950년대 초 부산에서 산부인과를 개원해 성공신화를 이룬 것으로 알려져 3대째 의사 가업이 이어져오고 있다. 박 회장은 ‘심장병 없는 세상을 위해’라는 기치를 내걸고 1982년 부천에서 100병상 규모의 심장병 전문병원 문을 열었다. 박 원장은 “당시 개인병원에서는 심장수술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주변에서 ‘몇 년 안에 망할 것’이라고 코웃음을 쳤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이제 334병상을 갖추고 연간 1300건의 심장수술을 하고 있다. 심장병 외래환자 수와 수술건수로 치면 전국 1, 2위를 다툰다. 나이 든 환자가 심장병을 많이 앓는 편이기 때문에 그간 고혈압, 콩팥, 뇌혈관 등 노인성 질환을 돌보기 위해 26개 과목을 갖춰 놓았다 세종병원은 2011년 국제의료평가기관(JCI) 인증을 받을 정도로 국제표준의 심장병 전문종합병원으로 자리 잡았지만 이제 심장과 더불어 뇌혈관 분야에도 손을 대고 있다. 박 원장은 “심장내과 전문의만 해도 대학병원 이상 수준인 15명을 보유하고 있다”며 “제2병원 개원을 앞두고 뇌혈관 분야 전문의를 심장병 전문의 수만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