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샤먼시 한중작가회의서 만난 소설가 김주영과 판샹리

동아일보 입력 2013-05-27 03:00수정 2013-05-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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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가족화 -개인화 따른 현대인 고독감 표출은 양국 문학의 공통 흐름”
26일 중국 샤먼 시에서 열린 제7차 한중작가회의에서 만난 소설가 김주영(왼쪽)과 판샹리. 판샹리가 “주부, 출판편집자, 작가 일을 함께 하며 다도(茶道)와 옛 시조도 공부한다”고 말하자 김주영은 “난 소설만 써왔는데도 청년 시절부터 치고 싶었던 북의 북채도 아직 못 잡아봤다”며 웃었다. 샤먼=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한국의 고려시대 때 송나라 상인들이 고려의 벽란도를 통해 비단을 비롯한 귀중품을 가져왔지요. 그때 한국에 왔던 상인들이 대개 푸젠(福建) 성 상인들이었어요.” 소설가 김주영(74)의 설명에 푸젠 성 출신인 소설가 판샹리(潘向黎·47)는 “이런 얘기를 처음 듣는다”며 반색했다. “푸젠 성이 한국과 역사적으로 상당히 깊은 관계를 갖고 있는지 몰랐어요. 중국은 한국과의 유구한 역사에 대해 연구나 홍보를 많이 안 하는 것 같아요.” 》

26일 제7차 한중작가회의가 중국 푸젠 성 샤먼(廈門) 시에서 열렸다. ‘자연과 인간, 아름다운 공존의 방식’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양국 작가 40여 명이 참석했다. 작가들은 27일까지 서로의 작품을 바꿔 낭독하는 것을 비롯해 양국 문학과 문화에 대해 생각을 나눈다.

김주영과 판샹리의 대담을 통해 문학의 주제 선택, 베스트셀러 기준, 사재기 문제까지 다양한 얘기를 들어봤다. 판샹리는 루쉰문학상, 상하이문학 우수작품상을 받은 중견 작가. 주로 도시를 배경으로 한 감각적 소설을 써왔다.

▽김주영
=한국은 핵가족화가 가속되면서 인간관계가 차갑고 냉정해지고 있다. 이런 ‘이성적 인간’을 그린 소설도 많이 나온다.


▽판샹리=중국도 마찬가지다. 또한 중국인은 예전에는 (국가가 지정한) 어떤 집단이나 단체에 소속돼 일을 해왔는데, 지금은 이런 게 와해되면서 독립된 개체로 살아가는 데 대한 고독감을 표출하는 사람도 많고, 이를 다룬 작품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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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2년 전 중국 시안(西安)에 갔을 때 ‘베스트셀러 소설의 내용이 주로 어떤 것이냐’고 물었더니 ‘어떻게 하면 돈을 잘 벌 수 있는가’를 알려주는 책이라고 현지 작가가 말하더라. 좀 놀랐다.

▽판=저는 생각이 좀 다른데, 현재 중국에선 추리소설 같은 장르소설이 인기가 높다. 경찰의 수사 과정이나 해커를 다룬 소설들이다.

인구 13억의 나라 중국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몇 만 부일까. 판샹리는 “보통 10만 부를 넘겨야 베스트셀러라 불리고, 가장 인기가 높은 작품은 200만 부까지 나간다”고 말했다. 인구는 한국보다 20배 이상 많지만 베스트셀러 기준은 엇비슷한 셈이다.

▽김=한국에는 현안이 하나 있다. 사재기 문제다. 한국에서 굉장히 유명한 작가(황석영)가 자기 책을 내준 출판사(자음과모음)를 고발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중국에도 이런 문제가 있나.

판샹리는 통역을 통해 사재기가 무엇인지 한참 설명을 들은 뒤 “이런 문제를 처음 듣는다”며 놀라워했다. “중국에서 그런 행태를 보지 못했어요. 중국은 작가들이 책을 내면 어느 정도 팔릴 것인가 거의 정해져 있어요. 보통 2만 부에서 8만 부 사이죠. 대부분 그 이상을 바라지도 않죠. 다만 중국에서는 매체들이 인기 작가에 대해 ‘몇 만 부 팔렸다’ ‘얼마 벌었다’는 식으로 추측 기사를 많이 써서 작가들이 뒤늦게 오보라고 항의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요.”

대담을 마친 뒤 김주영에게 최근 불거진 사재기 논란과 이에 대한 23일 황석영의 기자회견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다. “굉장히 씁쓸해요. 한국에서 첫손가락에 꼽히는 작가가 그런 피해를 입었다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작가가 회사를 고발하는 것까지는 가지 말아야 하지 않나 싶어요. 결과적으로 작가가 욕을 본 셈이 됐지만 출판사가 처음부터 작가를 욕보이려고 (사재기를) 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샤먼=황인찬 기자 hic@donga.com
#김주영#판샹리#한중작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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