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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北 정전협정 깨면 中 자동개입 의무없다”

입력 2013-03-11 03:00업데이트 2013-03-11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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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군부-학계 ‘北혈맹 폐기론’ 잇달아
웃고 있는 김정은 정전협정 및 남북 불가침 합의의 전면 파기 선언으로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킨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압록강국방체육단 등의 양궁 경기를 여유롭게 관전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9일 이 사진을 보도했지만 촬영된 날짜와 구체적 장소는 공개하지 않았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중국에서 북한을 혈맹이 아닌 일반적인 이웃국가로 대우해야 한다는 ‘정상국가론’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3차 핵실험으로 대북 피로감이 가중된 데다 북한의 지정학적 입지가 오히려 중국을 불안정하게 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10일 홍콩 펑황왕(鳳凰網)에 따르면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대표로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정협 전국위원회)에 참석 중인 인줘(尹卓) 해군 소장은 “우리(중국)는 북한과 군사동맹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해군 정보화전문가위원회 주임을 맡고 있는 인 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미국과 한국 중국 간 관계와는 다르다”며 “중국이 북한에 군대를 두고 있느냐. 중국이 북한 인민군을 지휘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중국과 북한이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중국이 북한 문제에 관여하지 않고 앉아서 구경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거짓 명제”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북한과 1961년 ‘중조(中朝) 우호협력 상호원조 조약’을 체결했다. 조약 2조는 ‘한쪽이 침략을 받으면 전쟁 상태로 바뀌는 즉시 군사적 원조를 제공해야 한다’며 상호 자동개입 원칙을 담고 있다.

인 소장의 이번 발언은 북핵 문제에서 중국의 역할을 요구하는 외부의 압력에 굴복할 수 없다는 기본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는 “북핵 문제의 당사자는 중국이 아닌 미국”이라며 미국 책임론을 강조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양측 간 군사 협력 가능성이 밖에서 보는 것보다 크지 않을 수 있음을 암시한다. 역사학자 타오돤팡(陶短房) 씨는 6일 써우후(搜狐)닷컴 군사분야에 올린 글에서 “북한이 정전협정을 파기해 전쟁의 원인을 제공하면 중국은 그 전쟁에 개입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7일 정협 위원인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중국의 북한에 대한 태도는 모두 조선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북한책임론을 주장했다고 관영 인터넷 매체 중국왕(網)이 전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북한을 포기할 수도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자 부원장은 “중국은 시종일관 비핵화, 평화안정,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북핵 대응 원칙을 지켜왔다”며 “북한이 핵문제에 잘 대처하지 못하면 중국은 부득불 제재 등 국제사회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도 정전협정 파기 위협이 있었다는 점을 거론하며 “북한은 이번에도 이를 내부 결속을 위해 이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는 북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을 좋지 않게 할 것이고, 북한 자체의 안전에도 불리하다”고 비판했다.

자 부원장은 “북한은 군사적 위협을 한 뒤 미국에 몰래 접근해 협정을 맺거나 거래를 하려 해왔다”며 북한이 혈맹인 중국을 제쳐두고 미국과 일대일로 거래하려는 행태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럼에도 이 같은 기류가 중국의 정책 방향을 바꿀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견해가 적지 않다. 상하이(上海) 푸단(復旦)대 한반도연구중심의 차이젠(蔡建) 부주임은 “새 지도부는 북한 문제에서 전보다 실용적으로 접근하고 국제사회에 더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중국은 북한이 미얀마의 전철을 밟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파키스탄과 함께 중국의 3대 우방이던 미얀마는 버락 오바마 정부 들어 급격히 미국으로 기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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