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사형집행 막았던 美대북전문가 리처드 앨런 前백악관 안보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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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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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부가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 국무장관 파견 안한 건 큰 실수”

“미국 정부가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 국무장관을 파견하지 않은 것은 큰 실수입니다.”

1980년대 초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형집행을 막은 주역으로 유명한 리처드 앨런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선임연구원(77·사진)의 말이다.

박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내한한 앨런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2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정권이 ‘아시아로의 귀환(pivot to Asia)’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대외정책의 무게중심을 아시아에 두고 있다지만 2기 정권 초기엔 미국의 전통적 관심지역이었던 중동과 유럽을 중시하는 듯하다”며 “존 케리 국무장관이 첫 해외 순방지로 중동과 유럽을 택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콘돌리자 라이스, 콜린 파월 당시 국무장관이 각각 참석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해외 순방 중인 케리 국무장관 대신 토머스 도닐런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했다. 결국 의전 문제 등으로 도닐런 보좌관은 취임식 만찬 행사 헤드테이블에 앉지 못해 중국 대표인 류옌둥(劉延東)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다른 국가원수급 인사들과 헤드테이블에 앉은 것과 대조를 이뤘다.

앨런 선임연구원은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문제 등으로 한반도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가 미국의 대외정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 정부가 현 상황에 실망하지 말고 특히 미 의회에 한국 정부의 입장을 적극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앨런 선임연구원은 1980년 김 전 대통령이 사형선고를 받았을 때 전두환 전 대통령의 방미가 이뤄지면 사형이 집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해 전 전 대통령의 방미 및 레이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김 전 대통령의 무기징역 감형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는 “민주당의 지미 카터 대통령과 공화당의 레이건 대통령 교체 시점에 이뤄진 김 전 대통령 구명운동은 정치지도자의 초당적 협력에 관한 훌륭한 예”라며 “야당과의 관계 설정을 위해 고민하는 세계 각국 정상이 참고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리처드 앨런#전 백악관 안보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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