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식-김반석 부회장 2선후퇴… LG그룹 CEO 세대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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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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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한상범 부사장, 사장으로 승진
화학 박진수 - 하우시스 오장수 새 CEO로 영전
LCD TV 세계1위 이끈 김성현, 30대에 상무 발탁

구본무 LG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LG그룹은 29일 LG디스플레이의 한상범 대표이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10개 계열사의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이날 인사에서 박진수 LG화학 사장, 오장수 LG하우시스 부사장이 각각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되면서 2개 계열사의 수장(首長)이 교체됐다.

LG는 전날 LG전자 등 4개 계열사에 이어 이날 인사에서도 성과주의를 반영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신임 사장은 지난해 CEO로 취임한 뒤 액정표시장치(LCD) 시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올 3분기(7∼9월) 흑자를 낸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 회사가 분기 기준으로 흑자를 낸 것은 2년 만이다. “1등 합시다”를 구호로 삼은 한 사장은 최근 사내 임직원 모임에서 “취임 후 하루 두세 시간밖에 잠을 못 잤다”고 토로할 정도로 일에 몰두해 왔다.

LG화학의 카자흐스탄 석유화학기지 건설 프로젝트를 이끌며 두각을 나타냈던 오장수 부사장은 LG하우시스의 새 CEO로 내정됐다. 그는 LG화학에서 ABS(합성수지) 사업을 세계 1위로 끌어올리는 등 뚝심 있게 사업을 펼쳐 건설경기 침체를 극복할 적임으로 낙점했다고 그룹 측은 설명했다. 한명호 전 LG하우시스 사장은 퇴임 후 고문 자리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 시장에서 경쟁회사보다 먼저 롱텀에볼루션(LTE) 기술을 도입해 가입자를 늘린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유임됐다. 또 LTE 전국망 구축의 주역인 이창우 전무와 LTE 마케팅을 총괄한 최주식 전무는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밖에 LG화학의 김성현 광학소재 기술담당 상무는 LCD TV의 소재인 편광판의 대량 생산체제를 갖춰 이 분야 세계 1위 달성에 기여한 공로로 30대에 상무로 발탁돼 눈길을 끌었다. 홍보라인에서는 전날 전명우 LG전자 상무가 전무로 승진한 데 이어 이날 유원 LG그룹 상무, 조갑호 LG화학 상무가 각각 전무로 승진했다.

한편 2003년부터 지주회사인 ㈜LG의 부회장으로 그룹의 2인자 역할을 했던 강유식 부회장은 LG경영개발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 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을 맡아 그룹을 정비하고 지주회사 전환을 주도했다. LG그룹은 강 부회장이 경영개발원으로 옮긴 뒤에도 구본무 회장을 측면에서 보좌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계는 강 부회장의 이동에 대해 LG그룹의 세대교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강 부회장의 빈자리는 조준호 ㈜LG 사장이 메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006년부터 LG화학 CEO를 맡았던 김반석 부회장도 자리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됐다. 김 부회장의 후임으로는 기존 대표이사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이었던 박진수 LG화학 사장이 선임됐다. LG그룹은 “이틀에 걸친 인사에서 총 110명의 임원이 승진해 작년(106명)보다 승진자가 소폭 늘어났다”고 밝혔다.

김용석·정진욱 기자 nex@donga.com  
▼ 인화경영 LG, 삼성식 성과주의 수혈

실적 따라 철저한 보상, 사업환경 배려 사라져


28, 29일 발표된 LG그룹의 임원 인사는 ‘성과 있는 곳에 승진 있다’는 말로 대표되는 삼성그룹의 성과주의를 쏙 빼닮았다는 평가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올해 초부터 “뼛속까지 변해야 한다. 시장을 선도한 성과를 인사에 반영하겠다”고 밝히며 철저한 성과주의로 분위기를 쇄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번 인사에서는 자신이 맡은 사업을 세계 1위로 끌어올린 임원을 승진으로 보상한 사례가 많았다. 실적이 좋지 않더라도 어려운 사업 환경을 감안해 주는 ‘배려 관행’이 사라진 점도 눈에 띈다. 건설경기 악화의 영향을 직접 받는 LG하우시스의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되자 LG그룹 내부에선 “‘사업 환경을 탓하지 말라’는 삼성그룹의 인사원칙이 연상된다. ‘인화(人和)의 LG’는 잊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명문대 출신 CEO가 많은 LG그룹의 관행이 바뀌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한 3명 가운데 조성진 HA사업본부장은 용산공고 출신이며, 신문범 중국법인장은 아주대 공대를 졸업했다.

■ LG 10개 계열사 인사

◇LG디스플레이 <승진> ▽부사장 △CPO 정철동 ▽전무 △LGD연구소장 강인병 △모듈 센터장 신상문 △AD응용기술담당 정호영 △통합혁신상품기획태스크 리더 최동원 ▽상무 △경영혁신담당 김민 △OLED개발2담당 김범식 △광저우법인장 김인수 △IR담당 김희연 △파주 모듈 생산담당 박민수 △IT/모바일상품기획담당 방영운 △파주 패널2생산담당 변용상 △개발품질담당 양성필 △OLED연구담당 윤수영 △공정개발담당 최영석

◇LG화학 <승진> ▽전무 △남경법인장 박현식 △정보전자소재연구소장 유정수 △대외협력담당 조갑호 △석유화학연구소장 최정욱 ▽상무 △세무회계팀장 강인식 △전력저장전지사업담당 곽석환 △CRD연구소 미래기술연구센터장 권영운 △광학소재기술담당 김성현 △경영관리팀 김영득 △전지기술총괄 남상봉 △ABS/EP 중국팀장 도재석 △광학소재생산담당 류장훈 △합성고무/BPA생산담당 성재준 △노경담당 유흥연 △아크릴/가소제 마케팅팀장 이성운

◇LG하우시스 <승진> ▽상무 △전략·마케팅담당 강신우 △중국창호영업담당 김상호 △부품사업TA 김효순 △완성창추진팀장 이성호

◇LG유플러스 <승진> ▽부사장 △NW본부장 이창우 △SC본부장 최주식 ▽전무 △인재경영실장 송근채 △SD기술전략담당 이상민 ▽상무 △정책협력담당 강학주 △동부영업담당 김봉천 △NW개발담당 박송철 △e-Biz사업담당 백영란 △전략조정실 경영기획담당 이수찬 △응용서비스개발담당 이해성 △모바일사업부 마케팅담당 최순종

◇LG CNS <승진> ▽전무 △전자사업부장 이재성 ▽상무 △인프라솔루션사업부문장 김종완 △스마트엔지니어링2사업부장 김지섭 △아웃소싱사업부문장 손준배 △엔시스 네트웍사업부문장 이동석 △금융/통신서비스부문장 최창성 △전략기획부문장 하태석

◇서브원 <승진> ▽상무 △중부사업담당 송용석

◇HS애드 <승진> ▽상무 △미디어센터장 김태형 △D/D센터장 최태진

◇엘베스트 <승진> ▽상무 △프로모션사업부장 권창효

◇V-ENS <승진> ▽상무 △설계사업부장 김준홍

◇LG경영개발원 <승진> ▽전무 △홍보담당 유원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LG#강유식#김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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