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53%가 성경험 “No”…日 알고 보니 ‘금욕국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6일 16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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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여대생 53.2%가 성경험이 없는 '처녀'로 밝혀졌다. 지난 10월 일본 성교육 협회의 조사 결과다. 5년 전 조사결과(38.8%)보다 15%포인트 증가했다.

재팬투데이는 26일 타블로이드 주간지 '주간실화(12월 6일자)'를 인용해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주요 요인은 크게 3가지.

먼저, 이성(異性)에 관심이 없고 여성에게 말도 못 붙이는 '초식남(草食男)'의 증가다.

한 사립대에 재학 중인 여대생 토바 카나(가명·20) 씨는 "현재 두 남자와 만나고 있는데 둘 중 누구도 적극적으로 키스를 하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아예 손도 안 잡고 키스도 안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적당한 분위기가 잡히지 않으면 갑자기 신체접촉을 하는 것을 어색해 한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내가 (분위기가 잡혔을 때 신체 접촉을)꺼리면 남자들은 실망한 모습으로 '계속 만날 필요가 없지 않을까'라고 말한다"고 하소연했다.

도쿄 아오야마 클리닉의 성상담사 아오야마 아이 씨는 "요즘 많은 남자들의 관심이 애니메이션과 게임으로 옮겨갔다. 이런 부류(대개 오타쿠)는 남자다운 말과 행동을 할 줄 모른다"고 말했다.

여성 오타쿠도 문제. 아오야마 씨는 "여자 오타쿠들은 로맨틱 소설에 나오는 사랑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공주라고 착각해 잘생긴 왕자가 나타나 정신없이 사랑이 빠져들기를 기다린다"며 "이런 여자들은 길거리에서 꼬실 수가 없다. 설령 남자와 만나더라도 (성적 관계를 맺지 않는) 친구로 지내려 한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는 원치 않는 임신에 대한 공포다.

한 국립대한 여대생 유아사 나오(21) 씨는 "가끔 성관계를 갖고 싶다. 하지만 임신이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다. 피임을 한다고 하더라도 임신을 막지 못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2009년 'dekikon.com'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여자친구가 원치 않는 임신을 해 어쩔 수 없이 결혼한다고 느낀 커플 절반 가까이가 5년 안에 이혼했다. 임신때문에 할 수 없이 결혼을 하느니 차라리 남자와 관계를 맺지 않는 쪽을 택하는 여성이 제법 많다는 것이다. 일본은 여성을 중심으로 독신주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세 번째는 남자친구의 대체제가 크게 늘었다는 것.

아요마 씨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쉽게 접하게 된 요즘 여대생들은 이전 세대보다 외로움을 덜 탄다고 지적했다.
그는 "요즘 젊은 여자들은 고민을 들어줄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지 않는다. 과거에 젊은 여자들은 대개 남자친구가 있었고 그들에게 많은 것을 의존했다. 남자친구가 성관계를 원하면 응하는 분위기였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을 통한 관계 맺기가 확산하면서 남자친구의 역할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아요마 씨는 요즘 자신을 찾는 환자들은 이성과의 성관계에 기인한 문제가 아닌 스스로의 성적욕망을 조절하면서 생기는 어려움을 상담하러 오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젊은 여자들이 학창시절에 성관계를 갖지 않는 게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졸업 후 취업해 업무를 하면서 생긴 스트레스를 난잡한 성관계로 풀려는 이들이 급증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재팬 투데이는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주간실화'를 애독하는 음탕한 샐러리맨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할 게 틀림없다면서 기사를 맺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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