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학계에서는 조선시대부터 대한제국을 거쳐 일제강점기까지 우리나라를 여행한 외국인, 외국을 여행한 한국인, 그들의 교류를 다룬 연구가 활발하다. 관련 인문서와 학술서 출간뿐 아니라 학술회의와 전시회도 부쩍 늘었다. 2000년대 이후 세계화가 확산되고 해외여행이 활발해지면서 시각이 넓어진 연구자들이 수년간 연구해온 결과를 잇달아 내놓는 것. 외국인이 바라본 우리, 우리가 바라본 외국인을 종합적으로 고찰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연세대 필담창화집(筆談唱和集) 연구단은 조선통신사가 일본의 학자, 승려 등과 한문과 그림으로 필담을 나눈 내용을 묶은 필담창화집 178권을 최근 4년여 만에 완역했다. 연말부터 총 40권으로 출간할 계획이다. 17∼19세기 200여 년의 기록을 모아 둬 한일 교류의 변화상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다. 연구단장인 허경진 연세대 교수(국어국문학)는 “과거에는 한국에서 쓴 것만 국문학으로 봤지만 세계화 이후 학자들의 관심사가 확대돼, 이제는 일본 중국 등 한자문화권에서 발표된 것까지도 포함하면서 국문학 지도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연구단은 10년간 일본 중국 러시아 미국 등으로 흩어졌던 원본을 샅샅이 추적해 찾아냈다.
살림출판사는 한국문학번역원과 LG연암문화재단이 모은 고서들을 토대로 2008년부터 ‘그들이 본 우리’ 시리즈 20권을 출간해왔다. ‘미 외교관 부인이 만난 명성황후’ ‘영국인 기자의 눈으로 본 근대 만주와 대한제국’ 등 외국인들이 쓴 근대 한국의 기록으로, 향후 8권 더 출간될 예정이다.
관련 전시회와 학술회의도 늘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1900년 전후 외국인들의 활동 공간이었던 서울 정동을 조명하는 전시를 내년 1월 20일까지 연다.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는 19일 ‘아시아 이벤트, (서로 다른) 아시아들의 경합’을 주제로 학술회의를 열어 ‘인도청년 자전거 조선유람기’ 등을 발표했다.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은 지난달 ‘중국이 본 조선, 조선이 본 중국’을 주제로 국제심포지엄을 열어 역사적 한중관계를 조공관계만이 아닌 상호교류의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이 기획한 ‘조선 사람의 세계여행’과 ‘세상 사람의 조선여행’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김수진 서울대 여성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근대 연구의 기본단위가 기존의 국가 단위에서 동아시아 단위로 넓어지는 추세”라며 “우리 정체성을 제대로 알려면 민족국가를 넘어 다른 국가와 교류상을 봐야 한다는 의식이 연구자 사이에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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