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人]전문작가로 변신한 손미나 前 아나운서

동아일보 입력 2012-11-17 03:00수정 2012-11-18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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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바꾼 내 인생, 이제 큰일 낼 겁니다
아나운서 출신 작가 손미나 씨는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꿈꿔온 일은 이뤄지지 않은 것도 많지만, 다이어리에 적어놓은 일은 결국 그 방향으로 가더라”며 메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책 한 권이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아나운서 손미나 씨(40)가 2006년 스페인 연수를 다녀와서 쓴 ‘스페인, 너는 자유다’. 당시 KBS ‘도전 골든벨’을 진행했던 발랄했던 모습의 그는 1년 만에 스페인의 뜨거운 태양에 그을린 까무잡잡한 피부에 긴 생머리를 하고 돌아왔다. 이 책은 수많은 여성독자들의 호응 속에 20만 권 넘게 팔렸다. 그는 이듬해 KBS에 사표를 던지고 본격적인 작가로 나섰다.

그로부터 6년간 일본 도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프랑스 파리를 정처 없이 떠돌았다. 그는 ‘손미나의 도쿄 에세이, 태양의 여행자’, ‘다시 가슴이 뜨거워져라, 아르헨티나’, 소설 ‘누가 미모자를 그렸나’ 등을 펴내며 치열한 작가의 삶을 살아왔다. 누구나 선망하는 아나운서라는 직종을 벗어던지고 자유롭게 살아온 그는 요즘 20∼30대 여성들이 닮고 싶어 하는 롤 모델 중 하나다.

“파리에 있을 때 바스티유 광장 근처의 철학카페에 자주 갔어요. 일요일 오전 10시마다 머리 희끗한 아저씨, 주방에서 막 튀어나온 아주머니 같은 분들이 에스프레소 한 잔과 수첩을 놓고 이야기하는데, 대학 강의실 못지않은 진지한 분위기였어요. 우리는 철학이 어렵고 특권층만 즐기는 문화라고 생각하는데, 그들의 당당함과 여유가 부러웠죠.”

손 씨는 3년간의 파리 생활을 마치고 올해 7월 귀국했다. 당분간 국내에 머무르며 내년에 출간할 프랑스에 관한 책을 쓸 작정이다. 그는 최근 ‘파리의 철학’(봄바람)이란 테마로 다이어리를 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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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책의 향기’ 독자들에게 가장 먼저 전몽각 씨의 사진집 ‘윤미네 집’(포토넷)을 권했다. 큰딸 윤미가 태어나서 시집가기까지의 모습을 아버지가 흑백사진에 담아낸 기록이다. 손 씨는 “이 책은 글 없이 사진만 보아도 따뜻한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책을 볼 때마다 올해 갑자기 세상을 떠난 아버지 생각이 난다. “병실에서 아버지는 고향(개성)이 같아 가장 좋아했던 박완서 선생님의 글을 읽어달라고 부탁하셨어요. 아버지가 남기신 수백 통의 편지와 글을 모아 아버지의 역사를 추억하는 책을 쓰고 싶어요.”

그의 두 번째 추천 책은 ‘카우치 서핑으로 여행하기’(이야기나무). ‘카우치 서핑’이란 해외 배낭여행자들에게 인터넷 신청을 거쳐 무료로 자신의 집 소파를 잠자리로 제공하는 것. 손 씨는 “집주인은 여행자들과 만나 세상의 이야기를 듣고, 여행자들은 돈이 없이도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여행문화”라며 “이 책을 읽고 나도 꼭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손 씨는 연말에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펭귄클래식코리아)을 골라줬다. 그는 “이 책에서 베르테르는 호메로스의 시를 읽으면서 사랑의 슬픔을 다독인다”며 “현재의 내가 200여 년 전의 괴테, 기원전의 호메로스를 만나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것이 고전의 힘”이라고 말했다.

손 씨는 “내년에는 페루의 마추픽추에 가서 몇 달간 머무르며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 전에는 팟캐스트 ‘손미나의 여행사전’을 진행하며 젊은 여성들과 고민을 함께 나눌 계획이다.

“많은 이들이 프랑스 여성들을 부러워하는 데 날씬하고 스타일리시한 모습 말고, 그들의 실용적이고 검소하고 독립적이고 자기주도적인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워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순례길에 가보면 절반 이상이 한국의 30대 여성들이라고 합니다. 30대가 되면 인생이 끝나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젊은 여성들에게 힘을 주는 힐링 캠프를 준비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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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손미나#전문작가#여행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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