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사에 한 획을 그은 ‘양박’의 운명이 엇갈렸다. 박경완(40)은 16일 SK에 남으며 현역생활을 연장했지만, 박재홍(39)은 SK의 코치연수 제안을 뿌리치고 새 둥지를 찾기로 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박경완의 거취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박경완은 공·수를 두루 갖춘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포수 중 한 명으로 평가 받는다. 그러나 흐르는 세월 앞에 장사는 없었다. 잦은 부상이 발목을 붙잡았고, 수술과 재활로 지난 2년간 1군에서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었지만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이유다. NC의 특별지명 명단에도 박경완의 이름은 없었다.
박경완의 선택은 SK 잔류였다. 그는 7일 구단과의 면담에서 ‘선수생활을 더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고, SK는 16일 보류선수 명단에 그를 포함시켰다. 박경완은 “SK를 떠날 생각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내년에도 SK 유니폼을 입고 선수생활을 할 수 있어 기쁘다. 여기서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재홍은 박경완과 같지만, 다른 길을 걷게 됐다. 구단은 은퇴 후 해외연수를 제안했지만 그는 현역생활 연장을 바랐다. 추후 박재홍의 행보는 아직 미정이지만, 만약 새 팀으로 이적하게 된다면 ‘호타준족’의 대명사였던 그의 프로야구사상 최초 ‘300홈런-300도루(-33도루)’ 도전은 현재진행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