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 시대 개막]여유 넘치는 시진핑… 후진타오와 대조적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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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도 안 보고 연설… “개혁개방세대의 몸짓”

중국의 차기 10년을 이끌 시진핑(習近平) 신임 공산당 총서기는 공식석상에서 기자들을 대하는 스타일부터 전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대조를 보였다. 일단은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15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6명의 다른 정치국 상무위원과 함께 단상에 오른 그는 고개를 왼쪽으로 약간 꺾은 채 오른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뻣뻣한 몸놀림에 굳은 표정을 짓던 ‘모범생’ 후 주석과 달리 매우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시 총서기는 “(제가) 오래 기다리게 했다. 기자 친구 여러분을 만나 매우 반갑다”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원고를 보지 않은 채 “최근 기자 친구 여러분이 이번 (제18차 전국대표)대회에 대해 많은 보도를 했고 이를 통해 ‘중국의 소리’를 전달했다. 전문가적 시각에서 열심히 노력한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시 총서기는 미소를 머금은 채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연설을 시작해 마치 서양의 정치인을 보는 듯했다. 후 주석은 5년 전 같은 자리에서 한 연설에서 인사를 한 뒤 “제17차 전국대표대회가 어제 폐막했다”며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시 총서기의 억양은 보통화(普通話·중국의 표준어)의 표준발음과 거의 일치했고, 목소리도 굵어 안정감을 줬다. 그는 연설 도중 종종 구어체 표현까지 썼다. 억센 후난(湖南) 사투리 때문에 통역까지 대동하고 다녀야 했던 마오쩌둥(毛澤東)은 물론이고 후 주석도 발음에서 고향인 안후이(安徽) 성 악센트가 강하게 남아 있고 음정도 높아 연설할 때는 다소 불안하게 들린다는 말이 있었다.

시사평론가 두핑(杜平) 씨는 이날 홍콩 봉황위성(鳳凰衛視) TV와의 인터뷰에서 “시 총서기가 관료적인 말이나 진부한 표현을 사용하지 않아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또 “이번 연설이 사실상 취임연설이었는데 매우 자신감 있게 여겨졌다”고 말했다. ID ‘화스줘추(花式卓球)’를 쓰는 한 누리꾼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말을 참 잘한다. 믿음이 간다”는 글을 남겼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시진핑#후진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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