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에 선 구대성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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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0일 07시 00분


2년 만에 다시 선 한국 마운드. 호주 퍼스 히트 유니폼을 입고 2012아시아시리즈에 참가한 구대성(오른쪽)이 9일 사직에서 열린
 요미우리전에 등판해 국내 팬들에게 인사했다. 8회말 실점하자 포수 산미구엘이 마운드에 올랐고, 구대성은 미소를 지으며 대화하고 
있다. 사직|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2년 만에 다시 선 한국 마운드. 호주 퍼스 히트 유니폼을 입고 2012아시아시리즈에 참가한 구대성(오른쪽)이 9일 사직에서 열린 요미우리전에 등판해 국내 팬들에게 인사했다. 8회말 실점하자 포수 산미구엘이 마운드에 올랐고, 구대성은 미소를 지으며 대화하고 있다. 사직|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요미우리전 0.1이닝 3안타 3실점 흔들
사직팬들 강판될 때까지 “구대성” 연호


“마운드에 올라가기 전에 마음이 떨렸다.”

2010년 한화에서 은퇴식을 할 때만 해도 사직구장에서 공을 던질 줄은 몰랐다. 2년이 지나 다시 사직구장 마운드에 서자 감회가 새로웠던 모양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그도 “떨렸다”고 고백했다.

구대성(43)은 국내무대에서 은퇴했지만 이후 가족과 함께 호주로 건너가 시드니 블루삭스 유니폼을 입고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부산에서 열리는 2012아시아시리즈에 퍼스 히트에 임대돼 참가하게 됐다. 그리고 9일 요미우리전에 등판했다.

성적은 좋지 않았다. 1-4로 뒤진 8회말 등판해 0.1이닝 동안 20개의 공을 던지며 3안타 1볼넷 3실점(1자책점)을 기록한 뒤 물러났다. 몸을 비틀어 던지는 특유의 투구폼은 여전했지만, 최고 구속은 136km였고, 직구가 대부분 133∼134km에 머물렀다.

첫 타자 초노 히사요시에게 중전안타, 오타 타이시에게 2루타, 야노 겐지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만루 위기를 맞았다. 데라우치 타카유키의 유격수 땅볼로 3루주자의 득점을 허용했고, 이후 3루수 앞 땅볼을 2차례나 유도했지만 연거푸 실책이 나오면서 2점을 더 내주고 말았다.

구대성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더 열심히 잘 던져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죄송하다”며 “어제(8일 롯데전)부터 2경기 다 나간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7회까지 몸을 안 풀었다. 70∼80% 몸 상태로 던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호주에서 던질 때도 이 정도로 못 던진 적은 없었는데 제구력도 떨어졌고, 몸 상태도 아닌 것 같았다. 10점, 20점 정도밖에 점수를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팬들은 구대성이 다시 마운드에 선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모양이다. 그가 마운드에 오르자 환호성과 함께 박수를 보냈고,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도 “구대성!”을 연호했다.

사직|이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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