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경찰, 한국유학생 사건 축소수사 의혹

동아일보 입력 2012-11-09 08:21수정 2012-11-0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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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가담 10여명 중 1명만 기소…인종차별 혐의는 적용도 안해 호주 멜버른에서 발생한 한국 유학생 집단폭행 사건을 축소 수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9일 호주 주재 한국 공관과 피해자 장모 씨 등에 따르면 호주 빅토리아주 경찰은 9월 말 발생한 장 씨 폭행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한 10대 용의자 10여명 중 1명만을 구속 기소했다.

경찰은 장 씨가 주장하는 인종차별 혐의는 적용하지 않고 단순 폭행 혐의만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멜버른이 속한 빅토리아주에서는 인종차별이 형법으로 규정된 범죄여서 인종차별 혐의로 기소될 경우 더욱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된다.

장 씨는 "직·간접적으로 폭행과 협박에 가담한 인원은 10~11명이었으며 그중 최소 6명은 직접적으로 나에게 폭행을 가했다. 1명만 구속 기소하고 나머지는 무혐의로 풀려났다는 얘기를 듣고 기가 막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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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번 사건은 의심할 여지없는 인종차별 테러임에도 불구하고 호주 경찰은 이를 단순폭행 사건으로만 취급했다"며 "가해자 중 일부가 나와 친구에게 '망할 놈의 중국인(Fucking Chinese)'이라거나 '×××아시안(Asian)'이라고 인종차별적 욕설을 하는 소리를 똑똑히 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번에 나를 폭행한 10대들이 과거에도 사건 현장 일대를 배회하며 주로 아시아계 유학생과 교민들을 상습적으로 공갈 협박해온 무리란 것을 멜버른 한인회 등을 통해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멜버른 주재 한국영사관 측은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과 영사업무 지원을 위해 호주 경찰 관계자와의 면담을 추진했으나 상대편이 면담을 꺼려 성사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멜버른 영사관 관계자는 "담당 경찰은 이미 수사가 끝나 기소가 된 사안이라 더할 말이 없다는 입장이었으며, 빅토리아주 경찰국장이나 정부연락관은 사안 자체를 민감히 여겨 면담을 회피했다"며 "빠른 시간 내에 면담을 성사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멜버른 영사관 측은 폭행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한 10~11명 중 1명만 기소한 이유가 무엇인지, 피해자를 위한 보상과 재발방지책은 무엇인지 등을 호주 당국에 따질 방침이다.

한편, 호주 경찰은 3월 시드니에서 발생한 브라질 유학생 사망 사건 때도 실제로는 전기총을 무려 14발이나 쐈으면서 3발만 쐈다고 허위보고 하는가 하면, 7월에는 법정에서 애보리진(호주 원주민) 소년을 폭행한 사실을 은폐하려다가 들통 나 법정모독죄로 재판에 회부되기도 했다.

또 2009년 멜버른에서 인도 유학생에 대한 연쇄 테러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가해자에 대한 봐주기 수사를 일삼다가 인도 언론으로부터 "호주 경찰은 KKK(백인우월주의 단체)"라는 오명을 얻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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