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미니연합사 협의, 韓 차기정부로 넘기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최근 연기 요청… 국방부 수용
내년 3월까지 최종안 마련… 4월 합의뒤 을지훈련때 적용

본보 10월 25일자 A1면.
본보 10월 25일자 A1면.
미국이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제44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한미가 합의한 새 연합지휘기구의 구축 협의를 한국의 차기 정부 출범 때까지 연기하자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군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미군 당국은 2015년 12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따라 해체되는 한미연합사령부를 대체할 새 연합지휘기구의 창설 문제를 12·19 대선 이후 내년 한국 차기 정부가 출범한 뒤에나 협의하자고 한국에 제안했다.

이 소식통은 “미국은 임기가 다한 한국의 현 정부와 새 연합지휘기구에 대한 협의를 진행해도 차기 정부에서 번복될 개연성이 높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며 “대선 후 지휘기구 구축을 위한 공동 실무단을 구성하되 내년 새 정부 출범 후 협의를 시작하자는 데 양측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미국이 다음 달 한국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의 차기 정부가 노무현 정부처럼 대북 포용정책과 군사 주권을 강조할 경우 ‘미니 연합사’ 같은 새 지휘조직의 구축 논의가 유야무야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얘기다.

다른 소식통은 “새 연합지휘기구는 전작권 전환 뒤 한미가 이원화된 지휘체계로는 전쟁 수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을 감안한 것”이라며 “차기 정부가 이를 군사 주권 회복에 역행한다고 인식할 경우 추진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양국은 전작권 전환 뒤 주한 미2사단을 한미 연합부대로 재편해 한강 이북지역에 그대로 주둔시키는 방안에 대한 협상도 차기 정부 출범 뒤로 미룬 상태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한미 군 당국은 내년 2월 한국 차기 정부가 출범하면 본격 협의에 착수해 3월 말까지 새 연합지휘기구의 최종안을 만든 뒤 4월 한미군사위원회(MCM)의 승인을 거쳐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처음 적용할 방침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연합지휘기구#전시작전통제권#미니 연합사#한미군사위원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