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값 짬짜미’ 20개 증권사에 과징금 192억원

동아일보 입력 2012-11-04 14:17수정 2013-04-23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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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로 국민주택채권 등 수익률 담합…6개사 검찰 고발 국민주택채권 등의 수익률을 미리 합의한 20개 증권사에 과징금 192억 원이 부과됐다.

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민주택채권 등의 수익률을 미리 합의한 20개 증권사에 시정명령과 법 위반 사실 공표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총 192억 원을 부과했다.

또 대우, 동양종합금융, 삼성, 우리투자, 한국투자, 현대증권 등 6개 증권사는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초기부터 밀약에 가담하고 채권 거래 규모가 큰 증권사들이 고발 대상이다. 공정위 조사에 적극 협조한 1개 증권사는 고발하지 않았다. 밀약 사실을 스스로 신고한 2개 증권사는 각각 과징금을 100%, 50%씩 감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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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수익률을 밀약한 소액채권은 1·2종 국민주택채권, 서울도시철도채권, 지방도시철도채권, 지역개발채권 등이다. 아파트나 자동차 등을 구입할 때 의무적으로 사는 채권이다.

일반적으로 채권을 산 후 즉시 은행에 되파는데 이때 적용되는 채권 수익률을 증권사들이 결정한다. 22개 증권사가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수익률 가운데 상위 20%에 해당하는 수익률과 하위 10% 수익률을 제외하고 나머지 70%의 수익률을 산술평균해 결정한다.

증권사들은 은행에서 이들 채권을 사들여 시장가격으로 최종 수요자에게 팔아 그 차액을 얻는다.

정부는 2004년 소액채권 매매에 따른 국민 부담을 덜려고 증권사들이 참여해 국민주택채권과 국고채 간 수익률 차이를 줄일 것을 권고했는데 증권사들은 이를 계기로 밀약을 했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하길 원한 증권사들은 매일 오후 3시 30분 무렵 인터넷 메신저 대화방에 모여 거래소에 제출할 수익률이 같거나 비슷해지도록 사전에 합의했다.

초기에는 국민주택채권만 수익률을 합의했으나 2006년 2월부터는 서울도시철도채권, 지방도시철도채권, 지역개발채권 등으로 담합을 확대했다.

또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다른 증권사가 거래소에 제출하는 수익률의 컴퓨터 입력 화면을 출력해 팩스로 확인하기도 했다.

일반 투자자의 시장 참여로 자신들에게 배분되는 채권 물량이 줄어드는 것을 막으려고 일부러 채권 매수가격을 높인 것도 드러났다.

공정위는 2010년 12월까지 밀약이 이어진 것으로 보고 증권사별로 1억~21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 신동권 카르텔조사국장은 "자신이 매수할 소액 채권의 가격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담합의 유혹을 받은 것"이라며 "이번 조치로 인위적인 가격 조정이 사라져 채권 매입자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증권업계는 "정부가 2004년 증권사에 국민주택채권과 국고채의 수익률 차이를 줄일 것을 사실상 강제하면서 증권사들이 적정 수익률을 알려고 정보를 교환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2004년 전에는 법무사, 자동차 딜러, 사채업자 등이 고금리의 할인율을 적용해 소액 채권을 파는 사람들의 피해가 컸는데 증권사들의 참여로 이러한 피해가 줄어든 점도 감안해 달라"고 해명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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