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늑대소년’ 송중기 “키우고 싶은 남자? 가장 마음에 들었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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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일 1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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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늑대소년’에서 순수한 모습과 야성미 넘치는 모습 등 다양한 매력을 선보인 배우 송중기.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영화 ‘늑대소년’에서 순수한 모습과 야성미 넘치는 모습 등 다양한 매력을 선보인 배우 송중기.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까도남’, 원래는 ‘까칠한 도시 남자’의 줄임말이지만 송중기(27) 만큼은 ‘까도 까도 매력 있는 남자’라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

바야흐로 ‘송중기 시대’라고 할 수 있는 요즘, 드라마 ‘착한 남자’에서는 남성적인 모습으로 여심을 흔들더니, 영화에선 귀여운 순수청년으로 나와 ‘엄마미소’를 짓게 한다.

영화 ‘늑대소년’에서 순수한 모습부터 야성미 넘치는 늑대 철수 역을 맡은 송중기를 합정동 근처 카페에서 만났다.

진지하다가 웃기고, 잘난 척 하다 겸손해지고, 귀엽다가도 멋있는 송중기에게 자연스럽게 빠져들었다..

▶ “‘늑대소년’ 출연 결정, 갑자기 밀려온 후회…”

- 배우 송중기의 재발견이다.

“매 작품마다 ‘재발견’이란 평을 듣는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의미인 거 같아 기분이 좋다. ‘늑대소년’은 나에게도 뭉클한 작품이다. 20대를 떠나보내는 기분이다. ‘늑대소년’으로 소년 송중기와 작별하고 ‘착한 남자’로 남자 송중기와 만나는 느낌이랄까? 이제 29세가 돼서 그런가보다.”

- ‘늑대소년’이 송중기의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그럴 것 같다. 아직 작품을 많이 한 건 아니지만 내 방에 있는 출연작 DVD를 보면 가슴이 뿌듯하다. 미운 작품이 하나도 없다. 이번 영화는 평도 좋다. 지극히 상업적인 영화여서 작품성의 기준이 관객 수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면 더 좋을 것 같다.”

- 처음엔 출연을 고사했다고 하던데.

“처음 시나리오가 들어왔을 때, 출연하고 싶은 다른 영화가 있었다. 그런데 그 영화 제작이 무산되면서 다시 ‘늑대소년’ 시나리오가 내게 돌아왔다. 시나리오를 다시 받았을 때, 순간 마음이 덜컹했다. ‘왜 내가 이걸 안한다고 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큰 모험을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 시나리오가 정말 매력적이었나 보다.

“뱀파이어, 늑대인간 캐릭터를 꼭 해보고 싶었다. 게다가 ‘늑대소년’은 할리우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액션이나 스릴러가 아닌 멜로였다. 겉멋만 부리는 영화는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능적으로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결정을 하고 나서 후회가 밀려왔다.”

- 후회? 이유가 궁금하다.

“‘이걸 어떻게 연기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촬영 전 마임을 배우는 등 동작으로 표현하는 것에 집중하는 게 힘들었다. 장영남 선배님이 ‘여기서 코~자’라고 하신 장면에서 내가 애처로운 강아지처럼 ‘끙끙’대고 늑대처럼 울부짖는 장면이 있다. 5분 동안 쭉 연기해야 하는데 잘 안 풀려서 자신감이 없어지기도 했다. 지금 영화를 봐도 내가 하는 동작은 아쉬움이 남는다.”

- 영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첫사랑을 생각할 것 같다.

“당연하다. 남자에게 첫 사랑은 특별하다. 나도 마찬가지다. 내 첫사랑이 보영이 만큼 예쁘진 않았지만…(웃음) 상반기에 ‘건축학개론’을 보고 나 또한 첫사랑이 생각났다. 이 영화를 찍고 모니터링을 할 때도 첫사랑이 떠올랐다. 관객들은 더 그리워 할 것 같다. 관객들이 풋풋했던 지난 시절을 생각했으면 좋겠다.”

- 영화를 본 많은 여성들이 ‘키우고 싶은 남자 송중기’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 반응 정말 좋아한다. 매력을 느꼈다는 의미 아닌가. ‘철수’가 너무 비호감으로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다. “키우고 싶다”는 반응은 굉장히 좋은 표현인 것 같다.”
▶ “‘쌍화점’, 내 첫사랑…박지성, 루니 같았던 조인성·주진모 선배”

- 주인공 ‘철수’는 ‘순이’가 첫사랑이다. 송중기에게 첫사랑 같은 작품은?

“‘쌍화점’이다. 그 영화로 데뷔를 했으니까. 아직도 잊을 수 없는 건 내 옆에 조인성 선배와 주진모 선배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촬영 중 식사를 할 땐 미치도록 설렜다. 지금은 친하게 지내지만 아직까지 그 분들을 보고 있으면 박지성 선수나 루니 선수가 내 앞에서 축구를 하고 있는 것처럼 기쁘고 짜릿하다.”
- ‘철수’는 ‘순이’를 통해 세상의 따뜻함을 알게 된다. 배우 송중기가 따뜻함을 느꼈던 순간은.

“아~이런 질문은 처음인데… 되게 많았다. 많은 분들이 연예계가 더럽고 냉정하다고 하는데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다행히도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다. 행운인 것 같다. 조인성 선배님, 한석규 선배님 등 늘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그리고 데뷔하고 쉬지 않고 일할 수 있었던 것도 배우로선 따뜻하고 기분 좋은 일이다. ”

- 데뷔 이후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내레이션도 하고 MC도 봤는데.

“연기를 하기 위해선 모든 게 도움이 된다. MC를 하는 것도 연기다. 내레이션도 목소리로 연기를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연기를 하는 게 내 삶의 우선이지만 도움이 된다면 다른 분야도 언제든 하고 싶다. 나이가 들어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지면 DJ도 해보고 싶다.”

- 배우이기에 앞서 사회활동을 하는 일반인이다. 내가 ‘밥벌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 적은 없나.

“통장에 입금됐을 때. 배우지만 어쩔 수가 없다. 이게 솔직한 대답이다. (웃음) 수익이 발생하면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하하. 나 역시 세금 내는 사회인이다.”
송중기.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송중기.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 “대학시절 C.C(캠퍼스 커플) 못한 것 아쉬워”

- 영화를 보면 여자에게 길들여 지는 것 같다. 캐릭터가 아닌 보통의 남자로서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뭐 그럴 수도 있다. 내 여자친구가 그렇게 하고 싶으면 그렇게 하도록 해야지 어쩌겠나. (웃음) 수동적으로 연애를 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여자친구에게 맞춰주는 편이다. 능동적인 걸 좋아하면 내가 스스로 잘 나서기도 한다.”

- 대학시절 인기가 많았을 것 같다. 캠퍼스 ‘킹카’ 아니었나.

“사실 좀 많았다. 하하. 근데 신경 썼던 편은 아니다. 차라리 여자친구에게 잘해주는 편을 택했다. 인기가 많다고 허세부리는 걸 진짜 싫어한다. 그런 연예인들은 지금도 싫다. 그래서 누가 나를 좋아한다고 하면 ‘직접 와서 고백하라고 해’라고 했다. 어디서 그런 근거없는 자신감이…(웃음). 사실 여자를 만나는 것보다 남자들과 노는 게 더 좋았다. 밤새 놀고 아침 수업 빠지고 재밌게 놀았다.”

- 이제 한학기가 남았다. 캠퍼스 생활에서 해보고 싶었던 게 있나.

“C.C를 못해봤다. 아~진짜 아쉽다. 정말 해보고 싶었다. 한 학기 남았는데 지금 해볼까?(웃음) 예전에 좋아했던 사람이 있긴 했지만 잘 안됐다. 지금은 누가 없지만, 비공개 연애라고 해도 그 사람이 불편할 것 같다.”

- 대학 친구들은 이제 취업 준비를 할 텐데.

“나 역시 대학시절에 대기업 시험 준비도 했고 언론고시, 아나운서, 연기자 준비 등 많이 해왔다. 연기를 배울 땐 아카데미에 들어가서 9~10개월 동안 배우고 데뷔를 했고 지금 여기까지 온 거다. 아마 데뷔를 못했다면 난 어디선가 뭔가를 하고 있었을 거다.”

▶ “‘엄친아’ 송중기? 난 엄마 아들 송중기!”

- 송중기에게는 ‘엄친아’란 표현이 어색하지 않은 것 같다. 그렇지 않나?

“엄친아? 난 결코 엄친아가 아니다. 엄마 친구 아들이 아니라 엄마 아들이다. 엄마 친구 분들도 ‘중기야, 너 엄친아 아니다’고 하신다. 쇼트트랙을 하다가 포기하고 실망이 컸지만 그 시간에 빨리 다른 것을 몰두하자고 결심했는데 그게 공부였다. 그래서 공부에 재미를 붙였고 성균관대에 입학하게 됐다. 사실 국가대표를 정말 하고 싶었는데 방황이 길어질 것 같아 빨리 학교생활에 빠져들었다.”

- 연기생활을 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뭐라고 하셨나.

“고 3때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가고 싶었다. 그런데 내가 생각해도 ‘연예인을 하고 싶다’는 건 나만의 단순한 생각이었다. 그러다가 대학교를 가서 정말 연기 생활을 하고 싶었고 처음엔 부모님 몰래 연기 아카데미를 다니다가 돈이 떨어져 어머니께만 말씀드렸다. 데뷔를 하고 아버지가 아셨다. 부모님은 ‘잠시 하다 말겠지’라는 생각을 하셨다고 하는데…내가 50부작을 찍고 영화를 찍고 광고를 찍으니 내 진지함을 아셨다. 요즘엔 ‘뭐 안 하냐?’라고 하시며 좋아하신다. 그 때 가장 기쁘다.”

- 요즘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기분 나쁠 수도 있지만 인기라는 게 하락할 수도 있을 텐데.

“인기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마음속으로 늘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초고속으로 올라가고 싶지 않다. 높은 봉우리에 올라왔다고 생각하면 다른 봉우리를 향해 내려갔다가 올라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래서 높은 산보다는 넓은 산이 되고 싶다.”

- 장시간 인터뷰를 나눈 느낌은 ‘긍정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힘들어도 긍정적으로 풀려고 한다. 오늘도 ‘착한 남자’를 오전 8시까지 촬영했다. 2시간만 자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솔직히 사람이라 피곤하다. 하지만 내가 작품을 하고 있으니 이런 인터뷰도 하는 게 아닌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인터뷰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요청했다. ‘대세’ 송중기를 그냥 보낼 수 없었다. 송중기는 “사인 받고 싶어요? 받고 싶어요? 그럼 750원!”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꽃거지’ 허경환보다 비싸다고 반박했더니 “인세가 250원이에요. 제가 좀 잘 나가요”라며 유쾌하게 설명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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